매일신문

"대변신 기대하세요" 신극 100년 기념 '배우열전'

신극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00년. 이를 기념해 예술기획 온이 '배우열전'을 기획했다. 대구에서 내로라하는 연출, 배우, 작가, 스태프가 뭉쳐 '발칙한 놈들'과 '헛소동' 두 편의 연극을 만든 것이다.

'발칙한 놈들'(홍문종 예술감독/ 김재만 작·연출)은 9명의 배우가 3개뿐인 배역을 놓고 3인 3색 드라마를 펼친다.

'세 명의 사내가 비뇨기과를 찾는다. 평생 월급쟁이로 살아온 한심한이라 남자는 어느 날 발기부전을 앓자 부인과 자식,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양성자는 남자로 태어났으나 몸이 여성에 가까움을 알고 고민한다. 기필코라는 인물은 어린 시절 받은 충격으로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갖고 사는 남자다. 의자 세 개만 달랑 놓인 입원실에서 한심한, 양성자, 기필코가 만나면서 무대는 막이 오른다.'

이 연극의 등장 인물 이름은 모두 희극적이고 도발적이다. 과장된 이름은 이 연극이 그만큼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임을 짐작게 한다.

작가 김재만은 "맞춤형 희곡이다. 배우의 성격, 감성, 호흡, 행동양식에 맞추어 배우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발칙한 놈들'은 하나의 배역을 다수의 배우가 연기하는 만큼 관객은 각기 다른 색깔의 연극을 감상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헛소동'(스탠리 호오튼 작/이국희 연출)은 연출가 이국희가 배우들의 순발력과 재치를 마음껏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 1인 3색의 작품이다. 즉석에서 관객 한 사람을 배우로 캐스팅, 배우들의 즉흥적인 순발력과 현장성을 강조했다.

'정정하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다. 소식이 끊어졌던 언니,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동생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사소한 일에도 신경전과 말다툼을 벌인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보다 유산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

'헛소동'에서 배우들은 상황이나 성격을 다른 각도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 표현할 수 있다. 약간의 변화를 줌으로써 상황의 변화, 표현의 다름을 이끌어내고, 인물의 변화를 통해 상황과 표현의 변화를 유도한다.

배우열전이라는 테마 아래 펼쳐지는 '발칙한 놈들'과 '헛소동'은 모두 '배우놀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우가 무대에서 얼마나 잘 노느냐, 어떻게 노느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배우열전'은 그래서 배우들의 '한바탕 변신'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공연안내='발칙한 놈들' 26일∼3월 22일. '헛소동' 4월 1∼19일/ 매일 오후 8시(일·월요일 공연없음)/ 예술극장 온/ 관람료 2만 원 /문의 053)424-8340.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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