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근호 "억+억+억"에 대구FC "억!"…'億의 전쟁'

하대성·문주원·진경선 등도 협상 진통

프로축구 대구FC가 이근호, 하대성, 문주원, 진경선 등 주전급 선수들과 연봉 계약을 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로 잇따라 발탁되는 등 '스타'로 성장한 이근호와는 연봉에 대한 이견이 커 이적설도 흘러나오는 등 팀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고 있다.

대구FC가 아직 계약하지 못한 선수는 7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주전급 선수들. 이달 말까지 계약 시한이 남아있지만 다음달 초 개막하는 2008시즌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전급 선수들과 아직 계약하지 못한 것은 구단으로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선수들 역시 빨리 계약을 마무리짓고 훈련에 전념하고 싶어 하나 구단과의 연봉에 대한 이견 폭이 커 연봉 협상이 계속 늦어질 경우 팀 전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이근호의 경우 지난해 대구FC는 물론 K리그의 대표적 스타로 성장하면서 국가대표로 발탁돼 그에 상응하는 연봉을 요구하고 있으나 구단 재정이 넉넉치 않은 대구로서는 고액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근호의 지난해 연봉은 6천500만 원으로 구단측은 여기에다 1억 원 이상을 인상하기로 하고 CF 출연 지원 등으로 접근하고 있으나 이근호측은 구단의 제시 방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구단들의 국가대표 초년생 선수들의 경우 연봉이 3~ 4억 원대에 이르기도 해 이근호측은 이를 염두에 두고 연봉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근호의 에이전트 업체는 구체적인 연봉 인상 폭과 이적료를 거론하며 이근호가 이적을 원하고 있고 그를 원하는 팀들이 나서고 있다는 식으로 외부에 흘리는 등 대구 구단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근호는 지난해 한 시상식장에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이 된 대구FC에 남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에이전트측이 선수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시민 구단의 처지와 국내 프로축구의 전체적인 발전을 외면하고 금전적 이익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인상을 안겨주고 있다.

대구 구단 역시 이근호의 이적에 '절대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근호가 올해 말까지 대구와 계약이 돼 있는데에도 에이전트측이 다른 구단으로 이적설을 흘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대구 구단은 또 하대성, 문주원, 진경선 등 다른 주전급 선수들과도 견해 차가 있으나 연봉 협상을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김용하 대구FC 부단장은 "이근호는 대구FC의 대표적 스타로 이적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난해 팀 성적과 전체적인 몸값 거품 해소 분위기를 고려하면 선수들도 수긍하는 점이 있다. 이근호를 포함한 미계약 선수들과 협상을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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