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존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안동 봉정사 극락전(국보 15호)과 주변 보물급 목조 문화재도 사용 연한을 알아볼 수도 없는 낡은 소화기 몇 개와 전시용 소화전에만 의존한 채 지금껏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11일 오후 극락전에 비치된 2개의 소화기는 모두 제조 번호와 약제 재충진 일자, 제조 연월일이 햇볕에 바래 글자조차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낡은 것이었다. 이처럼 낡은 소화기는 극락전 옆 대웅전(보물 55호)과 고금당(보물 449호), 종무소로 쓰는 화엄강당(보물 448호)에 1, 2개 또는 군데군데 비치돼 있었으나 모두 형식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극락전과 대웅전, 요사채 옆에 설치된 옥외 소화전도 설치한 지 오래돼 낡은데다 물탱크 수량도 턱없이 부족하고 물을 뿜어내는 관창 수압이 어른 2명도 감당할 수 없는 구식이어서 화재시 사용 불가능한 무용지물인 형편이다.
봉정사에는 지난 2005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로 사찰 목조 문화재가 소실되면서 지난해 방화설비비로 긴급 예산 4억 5천만 원이 배정됐으나 안동시는 해가 지난 지금까지 설계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공사를 미루고 있다.
봉정사 주지 자현 스님은 "옥내에 CCTV와 화재 감지장치 공사비만도 1억 원 이상 드는데 예산은 5천만 원만 배정돼 부족하기 그지없다."며 "목조문화재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과감한 예산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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