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감 짜릿 톡톡…대학가 신학기 이색강좌들

'오체불만족 교양강좌는 떠나라.'

신학기 캠퍼스에 생활체육·웰빙·돈·재테크·취업 등 이름만 들어도 오감을 자극하는 말랑말랑한 주제의 이색강좌가 대거 개설됐다. 이번 주 수강신청 기간을 맞아 지역 대학들이 학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저마다 재미있는 주제의 이색강좌들을 선보인 것. 요즘 젊은이들이 추구하는 실속·재미·욕구의 '3박자 트렌드'가 대학가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온몸으로 공부해요

영남대는 지난해 2학기에 지역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 교양과목 '승마'를 이번 신학기에 또 개설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강의 신청 1시간 만에 수강생들이 꽉 차 정원을 늘려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등 반응이 뜨거웠기 때문.

이 학교 한 관계자는 "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에도 승마의 대중화가 올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미래경쟁력을 갖춘 고급 교양인을 배출하기 위해 개설한 교양과목 '승마'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은 대구시내 한 승마훈련원에서 실제로 말을 타고 기초승마에서부터 고급승마까지 승마의 모든 것을 배운다. 승마 이외에도 영남대가 '생활체육'의 한 과정으로 개설한 '재즈&힙합' '댄스스포츠' '골프' 등의 교양과목도 빨리 수강신청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인기 과목들이다.

승마가 온몸을 즐겁게 한다면 이 학교 교양과목 중 하나인 '음주문화와 와인의 이해'는 코와 입을 행복하게 한다. 와인문화의 확산에 힘입어 이 과목도 자리가 없어 못 듣는 과목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독특한 음주문화와 술의 역사, 저명인사들의 와인에 얽힌 에피소드에서부터 테이블 매너 등 다양한 정보와 와인서빙·시음 등의 실습까지. 한 학기 동안 공부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공부도 웰빙이다

이젠 강의실에도 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는 최근 건강하고 여유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 인식이 확산하면서 '생활과 웰빙'이라는 교양영역을 별도로 마련해 모두 42개의 교양강좌를 이번 학기에 개설한 것.

주요 과목으로는 꽃·채소·과일 등 식물을 이용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는 원예치료를 직접 체험해보는 '행복한 원예생활', 개인적인 안녕을 위한 웰빙을 넘어 사회적 웰빙 개념인 로하스의 실천 전략을 수립하는 '웰빙과 로하스', 자신의 현재 건강상태와 비만 정도를 점검해 그에 맞는 체중조절 방법과 체력강화를 위한 트레이닝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신체활동과 웰빙'과 '운동과 비만', 각종 성인병 예방 및 치료에 관한 건강한 식생활법을 강의하는 '현대인의 생활영양'과 '현대사회의 식품' 등이 있다.

또 여유있는 생활과 여가선용을 위해 이 학교가 마련한 강좌도 많이 있다. 와인 시음 방법과 각 나라별 와인의 맛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와인의 이해'와 세계 각지의 관광지와 관광자원·관광분야·관광방법 등이 총망라돼 있는 '관광과 문화' 과목도 주목받는 신설강좌다.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대구한의대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부쩍 관심이 커진 창업과 관련한 '대학생의 창업실무'를 개설했다. 창업에 관심이 많은 학생의 캠퍼스 창업이나 졸업 후의 창업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절차를 배울 수 있다.

또 '세무상식과 절세전략'이라는 강좌를 통해 현대 경제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반적인 세무지식과 합리적인 절세방안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접하는 종합소득세·연말정산·부동산 관련 세금·상속세 등과 자영업 등 생산활동에서 부딪히는 부가가치세에 관한 상식과 절세전략도 추가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저축·주식투자·보험·연금·부동산 투자 등 재테크를 잘할 수 있는 비법과 합리적으로 재산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재테크의 이해'라는 강좌를 개설,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수업도 취업의 준비과정

경일대는 취업과정에 곧바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 스킬' '성공전략과 면접스킬' 과목을 개설했다. 이 강좌에서는 최근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채택하고 있는 다단계면접·토론면접·인성면접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다양한 비법을 가르친다.

또 취업 후 능력있는 직장인이 갖춰야할 소양을 배울 수 있는 '비즈니스 예절' '기획문의 작성' '기업과 회계정보' 등의 과목도 마련했다.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창업과 경영' '중소기업 CEO 특강' 등을 따로 마련해 대학생 창업활동을 돕고 있다.

◆재미있게 공부하자

계명대가 이번 학기에 개설한 '호신술의 원리 이해'는 대부분의 시간을 강의실이 아닌 실내 체육관에서 보낸다. 호신술을 제대로 이해하고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호신에 대한 기본기술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 학교가 마련한 교양과목 '댄스스포츠의 기초'도 학생들 사이에서 무척 재미있는 과목으로 통한다. 안무의 다양한 접근법과 리듬 구성, 주제를 정해 표현하는 법 등을 온몸 가득 체험한다.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배설을 주제로 한 별난 과목도 나왔다. 계명대는 '해우소 이야기'라는 교양과목을 마련해 거론하기 꺼리는 화장실에 대한 이야기를 과학적인 내용으로 알기 쉽게 풀었다. 이를 통해 문화와 건강·환경·음식물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가는 이색강좌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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