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았네, 닮았어…'
숭례문 화재가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5년 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와 유사점이 많아 시민들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두 화재는 우선 정권교체를 코앞에 두고 일어났다. 대구지하철 화재는 2003년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을 1주일 앞둔 18일 발생,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했다. 숭례문 화재도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을 2주일가량 앞둔 10일 발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국보 1호가 불타 사라진 데 따른 국민들 충격이 엄청났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방화범에 의한 대형화재라는 점도 닮았다. 대구 지하철 참사의 방화범 K씨(57)는 오른쪽 반신마비 장애인에 무직으로 "세상에 앙갚음을 하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숭례문 방화 피의자로 11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채모(70) 씨도 자신이 소유한 토지 보상문제와 예전 방화사건에 대한 판결 불만에서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발생 후 풍수지리적 문제에 기인했다는 얘기가 나온 점도 비슷하다. 지하철 화재 이후 일각에서는 중구 봉산동 제일여자중학교에 있는 '연귀산 거북바위'가 불과 상극인 거북의 머리, 꼬리 방향이 틀어져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숭례문의 예(禮)자는 오행에서 불(火)에 해당되고 '높이다'는 의미의 숭(崇)자를 더해 '불은 불로써 다스린다는 이화치화(以火治火)'의 의미로, 예로부터 화형산(火形山)이라 불린 관악산의 화기로부터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해 지어졌다. 하지만 남대문 인근의 남지 연못이 10년 전 사라졌고, 물기운을 몰고 온다는 상상의 동물인 해태상이 지난해 6월 경복궁 내로 이전되는 바람에 이같은 화재를 불러왔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또 두 화재는 소방당국의 초기진압 실패로 불을 더 키웠다는 지적까지 닮은 것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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