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쩜, 방학동안 예뻐졌네" 女중·고생 성형 봇물

"방학 동안 예뻐졌네?"

대구 S여고 2학년 이은진(가명·17) 양은 개학날인 11일 살짝 높아진 콧대로 반 친구들을 만났다. 겨울방학 동안 코 높이는 수술을 했다. 혹시라도 부기가 빠지기 전에 만나자는 친구들이 있을까봐 '방학 동안 캐나다 어학연수를 간다.'고 미리 연막을 친 터였다. 은진이는 "방학 때 성형수술을 한 친구들이 한 반에 4, 5명씩 된다."고 했다.

성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지면서 성형외과 병원들이 지난 겨울동안 밀려드는 여중·고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원더걸스'처럼 예뻐지고 싶어서, 대학 면접 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등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A성형외과는 평일 퇴근시간이 오후 7시지만 올겨울 들어 일주일에 3, 4차례꼴로 야간 진료를 했고, 달서구 B성형외과는 설 연휴에도 진료를 했다. A성형외과의는 "긴 겨울방학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성형을 하기에 좋은 기간"이라며 "지난 설 연휴 때는 개학을 목전에 두고 실밥을 빼러 온 여고생들이 몰려들어 오후 10시까지 야간진료를 했다."고 말했다.

고 3 수험생이 되는 딸(18)에게 쌍꺼풀과 코 수술을 해 줬다는 한 학부모는 "성형은 보통 1년 정도 지나야 자리가 잡힌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일부러 딸아이의 대학교 면접 시기와 맞췄다."고 말했다.

김덕영 김&송 성형외과 원장은 "청소년들이 콧등을 살짝 올려 달라고 하거나 일일이 수술형태를 주문해 적잖이 놀란다."며 "코는 18세까지 자라기 때문에 이른 성형은 좋지 않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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