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상 투혼' 오리온스 김승현 "아파도 2관왕"

9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전에서 대구 오리온스는 76대112로 대패했다. 2쿼터부터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계속 수세에 몰렸지만 쉽사리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신인 가드 김영수 혼자 LG 박지현과 이현민을 상대해야 했지만 야전사령관 김승현이 뛰는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올 시즌 장기간 결장할 수밖에 없었던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

시즌 최하위 탈출이 사실상 힘들어진 가운데 오리온스가 주목받을 만한 성적은 김승현이 차지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어시스트왕, 스틸왕 타이틀뿐이었지만 부상 관리가 변수로 떠올랐다. 허리 디스크 증세로 장기간 결장하면서도 복귀 뒤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였던 김승현은 허리에 다시 통증을 느껴 경기에 나서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김승현은 12경기 동안 평균 8.08개의 어시스트(총 97개)를 성공시켰다. 경쟁자인 서울 SK의 김태술은 38경기에 출전해 7.84개(298개), 안양 KT&G의 주희정은 41경기에 나서 7.39개(303개)를 기록 중이다. 스틸 부문에서도 김승현은 경기당 2.08개(총 25개)를 기록해 23경기에서 1.96개(총 45개)인 LG의 박지현을 위협하고 있다.

김승현이 치른 경기 수가 적은 것이 경기당 평균 기록이 높은 이유기도 하지만 KBL의 기록 부문 순위 기준을 따져보면 김승현의 어시스트, 스틸 부문 동시 석권에는 별 문제가 없다. 32경기 이상 출전해야 기록 부문 순위에 들 수 있으나 KBL은 어시스트 120개 이상, 스틸 50개 이상이 될 때도 순위에 올린다.

김승현이 기록 부문 순위에 들려면 어시스트 23개, 스틸 25개가 더 필요한 상황. 오리온스가 1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김승현이 두 조건 모두 만족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어시스트 부문은 포인트 가드의 기량을 재는 척도여서 욕심이 날만한 타이틀이다. 김승현은 2003-2004시즌 이후 3시즌 연속 어시스트왕에 올랐으나 지난 시즌 주희정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만 김승현의 타이틀 사냥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그의 몸 상태. 오리온스 측은 전주 KCC 전(7일)에서 다소 많이 뛴 탓(약 35분)에 김승현이 허리 통증을 느꼈고 이 때문에 LG 전에서 쉴 기회를 줬다고 밝혔다. 김승현은 12일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지만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고생해온 오리온스로선 전력의 핵 김승현의 몸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김상식 오리온스 감독대행은 "허리 근육 보강 운동을 해가면서 코칭스태프와 함께 계속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경기 출장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다."면서 "개인 타이틀 획득도 좋지만 선수 개인이나 팀의 미래를 생각할 때 남은 경기에서 김승현의 출장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 13일에도 출전은 시키겠지만 뛰는 시간을 조절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삼성은 홈에서 창원 LG를 89대79로 누르고 단독 2위에 올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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