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당선인 "원안대로 갈 수 밖에" 강경입장 선회

당선인측, 협의 안되면 주중 국무위원 청문회 요청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과 관련해 이명박 당선인이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와의 직접 담판에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 당선인 측의 입장이 급속도로 강경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이 당선인은 12일 손 대표와의 통화에서 정부조직개편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협의가 안되면 원안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손 대표와의 담판을 통해 협상을 끝낸다는 생각이었으나 손 대표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자 더이상 밀릴 수 없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13일 인수위 간사단회의에서 강경입장을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세계 정치사에서 정부 출범에 협조하지 않는 사례는 없었다."며 "정부조직 개편안은 주고받는 협상용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정부 출범도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신당 지도자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야지 이해관계를 따져서 (정부조직법을)협상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당선인 측은 신당과의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13일까지 최대한 성의를 보이겠지만 협상이 안 될 경우 이번주 중으로 새 정부 국무위원 15명에 대한 인사 청문을 국회에 요청키로 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도 "각 부의 장이라는 명칭 없이 국무위원 청문 요청은 가능하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헌법상 필수기관인 국무회의를 구성해 국정공백은 막되 장관 인선은 미룸으로써 정부 개편문제를 부각시키고 신당과의 힘겨루기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라 장관을 임명하는 '부분조각'도 여전히 검토되고 있다. 현행 부처에서 통폐합 대상인 통일부,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여성부 장관은 임명하지 않고 나머지 부처의 장관만 인선하는 방식이다. 통일부 장관을 임명하면 14부 장관이 된다.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름과 기능이 바뀌게 될 장관을 미리 임명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여전히 뒤따르고 있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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