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표현의 다양성

문화는 한 나라의 사회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된 생활양식이고 문화재는 문화 활동에 의해 창조된 사물로서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다. 숭례문 방화사건이 터진 지금 우리 문화재에 대한 중요성과 문화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는 나라마다 고유한 생활양식이 존재하고 그 나라의 문화적 전통은 존중되고 보존되어야 한다. 한 지역 혹은 국가의 문화가 역동적이고, 활력이 넘치며 튼실한 문화생태계를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창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기반과 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국가 및 지역의 문화정책은 이러한 다양성이 존재하기 위한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이는 좁게는 새로운 예술이 창조되고 창의적인 문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되며, 넓게는 문화적 가치가 존중되는 삶의 질 향상과 국가적 경쟁력의 기반이 된다. 지역문화나 국가의 문화는 폐쇄적인 정체성이 아닌 내부적으로 다양한 목소리와 취향이 조화되고 진화하는 정체성을 지향하여 건강한 발전을 기할 시점이다.

지금은 국가의 이미지, 도시의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시대다. 이런 시점에서 화두는 역시 문화다. 문화가 생성되는 최소의 단위들은 경쟁력 있는 문화, 브랜드 파워 있는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들보다 앞서가는 문화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창조적이고 새롭고 신선한 예술적 표현들이 요구된다. 표현의 창의성은 다양한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회적 토대에서 출발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를 키워야 문화상품이 생산되고 주류문화가 건실해지며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공연예술계의 큰 흐름은 버라이어티쇼적인 극형식이다. 이것은 문화산업 또는 상품으로 포장되어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동시에 유혹하고 있다. 이런 공연이 존재하는 것은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가능한 것이다. 지금 공연예술계의 큰 흐름이 수십 년, 수백 년이 지나도 주류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공연예술의 가치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여러 예술적 표현들이 만나 새로운 접점을 찾고 서로 교류하면서 하나의 형태로 조합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젊고 실험적이고 신선한 예술적 표현에 관심을 가져보자. 그것이 미래의 공연을 주도해나가는 방법일 수도 있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자유로움 속에서 예술은 숨을 쉬며 사는 것이다.

최주환 극단 마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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