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등 입학 어린이 '건강 체크'

입학 전 시력검사…수업 지장 없도록

초교 입학 후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시력 약화나 분리불안 장애 등을 겪는 경우가 적잖은 만큼 입학 전 각종 점검 및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
초교 입학 후 갑작스런 환경 변화로 시력 약화나 분리불안 장애 등을 겪는 경우가 적잖은 만큼 입학 전 각종 점검 및 적응 노력이 필요하다.

곧 입학 시즌이다. 중·고·대학 신입생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초교 입학생의 경우 유치원, 유아원 시절을 겪었지만 학교는 좀 더 엄격한 생활공간이어서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부모는 더하다. 자녀가 학교 및 단체생활에 잘 적응할지, 친구들과 잘 지낼지,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등등 걱정이 끝이 없다. 햇병아리 초등학생들이 입학 전·후 '꼭 챙겨야 할 것'을 살펴보자.

◆보는데 어려운 점 없나?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책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 등에 노출되는 시간도 많아진다. 때문에 눈 속 수정체 근육이 피로해져 시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안구건조증, 이물감, 충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상태를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력이 나빠져도 그냥 그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는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입학 뒤 공부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학교 적응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입학 전에 시력 검사를 통해 눈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고, 근·난·원시 등의 문제가 발견될 경우 바로 안경을 맞춰 입학 전 안경을 쓰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한다. 특히 안경을 껴도 시력이 좋아지지 않는 약시의 경우 입학 전에 검사를 받아 진단·치료를 받아야 한다. 원시가 심할 경우엔 조절성내사시가 생겨 눈이 안쪽으로 몰려보일 수 있는 만큼 시력 검사가 꼭 필요하다. 사시에는 눈이 안쪽으로 몰리는 '내사시'를 비롯해 바깥쪽으로 몰리는 '외사시', 가끔 나타나는 '간헐성사시' 등이 있다. 피로하거나 멍하게 바라볼 때 일시적으로 생기는 간헐성 사시는 집을 떠나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공부량 증가, 빠른 성장 등의 이유로 악화되기도 한다. 눈꺼풀 검사도 입학 전에 받을 필요가 있다. 눈을 찔러 얼굴을 찡그리게 하거나 각막염으로 통증을 호소, 난시 유발 등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학 전 눈에 맞는 안경 착용, 독서 및 컴퓨터 사용 시 적절한 거리(30~40cm) 유지 등 바른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달라진 환경에 잘 적응하나?

환경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을 반복하는 '단체생활증후군'이나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분리불안 장애' 등 증상이 대표적이다. 어른들의 경우 좋지 않은 환경으로 바뀌면 힘들어하지만 아이들은 좋든 나쁘든 환경만 바뀌면 힘들어한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물론 바뀐 환경에 최대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우선 입학 전에 아이의 손을 잡고 학교를 찾아 교실, 운동장 등 교정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게 입학 후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거나 교실까지 가고서도 들어가지 않으려 '울고 불고' 떼를 쓰는 아이들이 적잖다. 이 때문에 학기 초인 3, 4월쯤 이러한 증상 때문에 소아정신과를 찾는 부모들이 많다. 이것이 바로 '분리불안 장애'. 가장 큰 원인은 교사의 꾸중이나 친구들과의 싸움 등 학교 생활 문제보다 '엄마'에게서 떨어지는 데 대한 불안 때문이다. 교실에 있으면 '엄마가 집으로 가다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혹시 영원히 보지 못하는 건 아닐까' 불안해 하고, 심지어 휴대전화로 계속 전화해 엄마의 안전을 확인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럴 경우 학교 갈 때나 물건 사러 갈 때 등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함께하고 필요할 때, 원할 때 옆에 있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방과후 아이와 함께 교실이나 학교에 좀 더 머물면서 학교 환경에 친숙하게 할 필요도 있다. '독립심을 키운다.', '이제 다 컸는데, 학생인데 이러면 안 된다.'며 그냥 둘 경우 더욱 불안해져 증상이 악화된다는 것.

또 아이들의 경우 입학 후 규격화된 환경과 엄격하고 꽉 짜인 규율 때문에 3, 4월에 힘들어하다 곧 적응한다. 하지만 초교생의 8% 정도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로 계속 문제가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만큼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의 경우 규격화된 집단생활을 시작하면 집중력에 문제가 생겨 교사로부터 꾸중을 듣기 쉽고, 이 때문에 집중력이 더 떨어지고 충동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져 친구관계 악화 등 학교 생활 자체가 엉망이 될 수 있다는 것. 부모들은 간섭이 아니라 학교생활, 친구 문제 등 거의 모든 생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야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정성훈 경북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김종욱 한빛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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