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아파." "위 안 좋은 거 아냐?"
위가 아프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 같다. '별거 아니겠지', '곧 낫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기 일쑤지만 자칫 위암 등 중병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흔히들 위장이 아프면 '술을 많이 마셔서', '음식을 조심하지 않아서' 라고 생각하고 넘기곤 한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위장병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 때문이다. 1982년 발견 당시엔 이 균이 위장병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히지 못했지만 최근 위염, 위·십이지장궤양에다 위암, 위림프종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을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쉽게 보다간 '큰코' 다칠 수 있다.
◆감염 경로
우리나라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감염률은 40대 성인의 경우 80%에 이르고, 십이지장궤양 환자 경우엔 95% 이상이다. 감염 경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입을 통한 감염, 특히 대변을 통해 바깥으로 나온 균이 입으로 옮아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수돗물이나 분변, 치석 등에서 헬리코박터 균이 주로 발견된다. 가족이나 집단 생활을 통해 감염되는 확률이 높아 사회 환경도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 처럼 젓가락, 숟가락 등을 사용해 음식물을 같이 나눠먹는 경우 구강 대 구강 감염 가능성도 큰 것. 주거 및 식생활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위장병 환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검사 방법
혈액 검사를 통해 항체를 검사하는 방법과 내시경 검사 중 채취한 생체조직을 이용한 요소분해효소 검사 및 조직학적 검사, 요소호기검사 등이 있다. 혈액 검사의 경우 정확성 및 정밀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이전 감염과 현재의 감염을 구별하기 어려워 치료 뒤 균 박멸 여부를 판정하는 추적 검사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최근엔 인체에 해가 없는 동위원소를 투약한 뒤 호기(내쉬는 숨)를 모아서 측정하는 비침습적인 요소호기검사법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결과가 정확하고 치료를 통해 완치되는 확률도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치료 방법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됐다고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위·십이지장궤양이다. 활동성 궤양뿐 아니라 치유된 궤양도 헬리코박터에 감염된 경우 치료 대상이 된다. 궤양의 경우 위산분비억제제 등의 약물 복용을 통해 치료한 환자의 80% 이상에서 재발한다. 그래서 헬리코박터 균을 죽이면 궤양이 저절로 치유될 뿐 아니라 재발률도 10% 이하로 줄어든다. 또 조기 위암의 경우도 내시경을 통해 암 조직을 떼어낸 뒤 위암 재발 방지를 위해 헬리코박터 박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의 심하지 않은 악성 림프종은 이 균을 없애면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치료 방법은 항생제를 포함한 3가지 약을 1, 2주간 먹는 것이다. 치료 성공률은 90% 정도이며, 부작용은 적은 편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곽동협(소화기내과전문의) 곽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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