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솔이 뭐예요.", "테솔만 따면 정말 영어 선생님이 될 수 있나요."
대구 디지털산업진흥원 내에 입주한 UCC센터. 인수위가 2만 3천여 명의 영어교사를 양성하겠다는 안을 내 놓은 이후 테솔과 관련한 전화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곳이다. UCC센터는 10여 곳에 이르는 전국 테솔교육 전문기관 중 유일하게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곳. 2003년 8월 처음 문을 연 이후 영어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구교육청의 테솔 교육을 위탁받아 2006년 40명, 2007년 40명의 이수생을 배출했고, 올해는 60명으로 더 늘어난다.
대구 UCC센터에 테솔 문의가 폭주하는 까닭은 인수위의 영어교사 양성 방안 가운데 하나로, 테솔 이수자를 영어 전용 교사로 선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어교사가 아니면 잘 알지도 못했던 테솔 관심이 폭발했고, 전국 테솔 교육기관마다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
양원정 대구 UCC센터장은 "예전엔 무료 워크숍까지 열어도 참가자 없었는데 지금은 문의전화를 받느라 다른 업무가 불가능할 지경"이라며 "16일 디지털산업진흥원 대강당에서 테솔 설명회까지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솔이 뭐예요?
'테솔'(TESOL: 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영어 전문교사 양성 프로그램이다.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학생들에게 듣기·말하기·읽기·쓰기의 균형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미국·캐나다·영국·호주·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과정이 개설돼 있고, 국내에는 1997년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총장으로 있는 숙명여대에서 처음 도입했다. 숙명여대 외에도 한양대·성균관대 등 10여 개 강좌가 있고, 보통 6개월 이내 과정으로 200시간 안팎의 수업을 이수해야 하며, 해외연수를 통해 테솔 자격증을 따는 경우도 있다. 국내 테솔 과정의 수강생 30%가 현직 영어교사로 추정되고, 테솔 과정을 이수하면 프로그램 과정에 따라 수료증, 일반 학위 또는 석사 학위 등을 받을 수 있다.
◆테솔만 따면 정말 영어 선생님이 될 수 있나요?
그러나 테솔에 대한 사범대생과 교사들의 불만이 만만찮아 인수위 홈페이지'국민성공정책제안'코너에는"어떻게 단 6개월 이내에 선생님이 만들어질 수 있느냐."는 비판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 대구 한 사범대생은 "200~300만 원대의 이수비용이 필요한 테솔은 결국 돈이다."며 "돈으로 교사가 된 사람들이 제대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받고 있는 한 대학생도 "인수위 발표 후 1천만 원 안팎의 해외 테솔 이수증을 따려는 연수생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인수위 안이 확정적인 것인지, 그만한 돈을 쓸 가치가 있는 것인지 너무 고민된다."고 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테솔을 도입한 숙명여대 총장이고, 최근 숙명여대 테솔 과정 봄학기 입학식에 참석한 점과 관련해서도 "오얏나무에서 갓끈을 고쳐쓰지 말라"는 인터넷 비판 여론이 잇따르고 있다.
테솔 자격증 남발에 대한 우려도 크다. 160~200달러 만으로 이수증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테솔이나 참가만 하면 무조건 이수증을 내주는 교육기관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테솔 과정을 이수한 한 고교 영어교사는 "잘 배운 테솔은 학생들에 대한 영어수업 능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무늬만 테솔이 너무 많아 정부의 검증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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