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금은 영어시대?-미리 본 영어 공교육 현장

1주일 3시간 수업 "확실히 좋아졌다"

"1주일에 1,2시간 영어 수업보다 3시간 효과가 훨씬 컸습니다."

대구 달성 가창면 용계초교는 인수위가 내 놓은 영어 공교육 안을 지난 1년간 미리 체험한 학교다. 2007년 3월 1일 교육부가 전국 16개 시·도별로 1곳씩 선정한 '영어 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돼 다른 학교에서는 3·4학년 주당 1시간, 5·6학년 주당 2시간씩 영어수업을 하지만 용계초교는 3~6학년 모두 주당 3시간씩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2010년부터는 초교(3∼6학년)의 영어수업 시간을 3시간으로 확대하는 인수위 안과 똑같다. 윤병주 용계초교 교장은 "지난 1년간 미리 3시간 수업을 해 본 결과 인수위 안에 기본적으로 공감하게 됐다."며 "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들의 과도한 사교육비가 다소 줄어든 대신 학생들의 영어실력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시간 수업 현장

"Hello, Would you like to come to my house?"(안녕하세요, 저희 집 구경 하실래요), "Oh, really? Of course."(오, 정말요, 물론이지요)

대구 용계초교 보육실엔 부엌·거실 등 집 안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슬라이드가 곳곳에 붙어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친구를 집에 초대한 상황을 가정해 다양한 영어회화를 구사한다. 이상문 영어전담 교사는 "전국 공통 교재로 진행하는 1,2시간의 정규 수업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3시간으로 수업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교재, 교구 개발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용계초교 교사들은 3시간 수업을 위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영어마을과 영어연구학교를 직접 찾아 벤치마킹을 시도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게 이른바 '용계 영어마을'. 보육실뿐만 아니라 보건실·과학실 등 학교시설을 이용해 병원·시장·영화관·방송 등 모두 13개의 테마공간을 만들었다. 운동장에도 각종 사진 간판을 설치해 가상 영어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미니 영어 버스정류장까지 세웠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영어수업 시간을 늘리고, 테마 공간과 새 교재를 도입한 이후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뜨거웠다. 용계초교가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영어수업에 만족한다.'와 '재미있다.'는 응답이 각각 12.0%p와 6.5%p 증가한 것. 무엇보다 사교육을 받는 학부모가 26.1% 감소했고, 평균 9만 426원의 영어 사교육비 또한 8만 6천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임순남 대구교육청 초등교육과 장학사는 "올해도 초교 영어연구학교 3곳이 추가 지정되고 영어실험학교, 방과후영어체험학습센터 같은 새로운 공교육 모델이 도입된다."며 "인수위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은 느닷없이 발표된 것이 아니라 2,3년 전부터 꾸준히 연구돼 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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