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가 본 '개성공단'

"개성공단에 더 많은 지역 기업들이 진출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일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손수건을 지역에서는 최초로 남북철도를 이용해 대구로 들여오는 서도산업의 한재권(53·사진) 대표는 "철도 수송은 육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안전하다."고 했다.

"약 387km에 이르는 대구~개성공단 구간 4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왕복 철도수송비용은 92만 원 정도로 육로 운송비용에 비해 18만 원 정도 쌉니다. 그동안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은 철로가 불편하다면서 주로 육로를 이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물류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 대표는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돌파구로 개성공단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2005년 9월 개성공단에 공장부지를 분양받아 지난해 3월 공장을 착공했다. 손수건 생산라인은 지난달부터 가동했다. 이번에 남북철도를 통해 대구로 반입되는 손수건은 40피트 컨테이너 1개 분량으로 35만 장이다. 북한노동자 120명과 자사 직원 3명의 합작품이다.

"국내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채산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젊은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습니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한달 평균 임금은 5만~6만 원 선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성공단으로 활로를 모색했습니다."

한 대표는 개성공단은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했다. 중국에 비해 직원 파견도 쉽고 같은 민족과 땀을 흘리면서 물건을 만들면서 느끼는 동질감은 기업인으로서 보람이다.

"늦게 진출해서 고생을 덜 한 편입니다. 시범단지에 들어간 기업인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개성공단에는 내년까지 150개 공장이 더 들어섭니다. 앞으로 기업할 수 있는 여건은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그는 지역 제직·염색업체가 힘을 모아서 섬유단지를 조성, 동반 진출한다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한 대표의 장기적인 전략은 일본시장 공략이다. 현재는 일본·미국이 북한과 사이가 좋지 않아 수출은 엄두도 못내고 있지만 국교가 정상화된다면 개성공단에 일본 수출용 공장을 확충할 계획이다.

"개성공단 같은 곳이 여러 곳 생긴다면 북한의 자립을 도울 수 있고 남·북한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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