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지금은 남의 땅 된 북방의 우리 역사

신간도 견문록/박진관 지음/예문서원 펴냄

간도(間島), '사이섬'이라고도 불리는 곳. 책의 무대는 일송정 푸른 솔과 한줄기 해란강으로 읊조리던 땅, 고구려 무사와 만주 독립군이 말 달리던 땅이다. 지은이는 안중근 의사가 묻혀 있는 여순의 요녕성, 일본 731부대의 만행이 벌어졌던 흑룡강성, 강제이주의 역사를 간직한 고려인들의 러시아 연해주, 그리고 조선족 동포들의 터전 연변과 길림성을 뛰어다녔다. 이 땅에는 조선의 이주정책과 일제의 강제 이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지은이는 3년에 걸쳐 이 땅을 헤집으며 사진 찍고 글을 썼다. 고구려와 발해 유적지, 무장독립운동 현장, 백두산에서 만난 북한 병사의 이야기까지 담백하게 다루고 있다. 눈에 보이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 이면의 피와 눈물, 외침을 기록했다. 책은 역사서처럼 무겁지 않고, 여행서처럼 홀가분하지 않다. 지은이는 지금은 '남의 땅'이 돼버린 우리 역사의 땅에서 '북방의 우리역사'를 이야기한다. 504쪽. 2만 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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