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언 군위군수와 이영식 군위교육장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줄어드는 주민과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군위는 대구와 바로 접하고 있어 인구유출이 다른 농촌지역보다 더 심하다. 팔공산 터널이 개통되면 전원생활을 즐기려는 대구시민들이 군위 지역으로 넘어올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유입 인구보다 군위 군민의 유출이 더 가속화할지도 모르는 데다 아직은 훗날의 얘기일 뿐이다.
군위군은 다른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추세로 郡勢(군세)가 쇠퇴 일로다. 노인 인구가 많은 반면 유아와 청소년 인구가 적다보니 총 인구 수와 총 유권자 수가 거의 비슷하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인구는 2만6천200여 명인데 유권자가 2만2천5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86%에 육박한다.
주민들은 대개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자녀들을 대구로 '유학'보내거나 자녀와 함께 대구로 이주해 군위로 출퇴근한다. 이 때문에 밤이면 군위읍 시가지는 '적막강산'이 된다. 군위군과 군위교육청은 고심 끝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교육실험'을 시작했다. 대대적 교육투자로 주민 유출을 막아보겠다는 시도다. 이를 위해 '군위 교육발전위원회'(이사장 박영언 군수)를 창립해 오는 2010년까지 100억 원을 목표로 모금 중이다.
군위 교육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바탕으로 군위교육청은 서울 영어마을 체험 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기숙사 건립 및 운영비 지원, 장학금 지급 등 교육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영향인 지 모르나 올해 군위지역 중학교 졸업생 중 역외 유출 인원은 실업계 고교 진학생 6명뿐이다. 대신 구미 등지서 20여 명이 군위지역 고교로 진학했다. 대부분 농어촌 특별전형 등을 노린 도시 학생들이다. 그러나 군위군과 교육청은 이들에게도 각종 장학 혜택을 줄 예정이다.
군위교육청은 또 올해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고생 100명 정도를 매년 유럽 등지로 단기 어학체험연수를 보낸다. 소요예산 3억 원은 군위 교육발전위원회가 지원한다. 군위 지역 중'고교생 수가 1천여 명 남짓이어서 거의 모든 군위지역 초'중'고생이 한번쯤 어학체험연수를 다녀올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군위군과 군위교육청의 이 실험이 피폐한 농촌지역의 교육현실을 타개하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영창 북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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