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중견 구상작가 7인 독특한 화풍 선보여

22일부터 300호 초대전

그림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인 '호'는 인상파 화가들에 의해 도입되어 국제적인 관례로 자리잡은 일종의 도량형으로 캔버스의 규격을 말한다. 캔버스는 가로폭 비율에 따라 크게 F, P, M형으로 나뉘어진다. 폭이 가장 넓은 F형은 인물화, F형보다 폭이 조금 좁은 P형은 풍경화, 폭이 가장 좁은 M형은 바다풍경을 그리는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정사각형의 S형과 타원형, 원형 등의 변형이 있다. 0호부터 시작되며 숫자가 클 수록 크다.

화가들은 100호 이하의 그림을 많이 그린다. 300호의 경우 F형은 가로 290.9cm, 세로 218.2cm로 대작이어서 작가들은 제작을 잘 하지 않는다. 갤러리도 공간이 협소할 경우 300호 전을 열 수 없다. 따라서 300호 대작들을 모은 전시회는 그 자체만으로도 희소성이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 구상작가들의 300호 초대전이 22일부터 3월 10일까지 갤러리 쁘라도에서 열린다. 노태웅, 조융일, 윤장렬, 김윤종, 이화상, 김영대, 이구일 등 7명 작가의 300호 대표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노태웅 씨는 캔버스에 모래를 고착시킨 독특한 기법으로 시간을 시각화한 구상 회화를 보여준다. 정차해 있는 열차와 가지런히 뻗은 레일, 인적 없는 역 풍경을 그린 '역(驛)'은 현대 사회에 대한 강한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 끊임없이 사람과 열차가 오가는 역 대신 정적이 감도는 역 풍경은 현대 산업 사회 정신문화를 상실하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대변한다.

조융일 작가는 햇살이 비치는 소나무 이미지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윤장렬 씨는 두터운 질감을 살려 대자연의 풍경을 그린 '남국의 인상'을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다.

김윤종 씨는 파괴되지 않은 원초적 자연세계의 조형성을 화폭에 담았으며 이화상 씨는 유채 위에 아크릴 컬러를 사용하여 오일과 수성의 반발 작용으로 일어나는 효과를 살린 작품을 선보인다. 또 김영대 씨는 조형적으로 종합, 왜곡시킨 이미지 세계를 구연했으며 이구일 씨는 파도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했다. 053)602-7312.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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