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대 中企 사장 경신정보고 졸업 '화제'

50대 섬유무역업체 사장이 꿈에 그리던 고교 졸업장을 가슴에 안게 됐다.

김용화(53·대구 수성구 범물동)씨는 18일 오전 열린 경신정보과학고 졸업식에서 자녀 또래와 함께 졸업장과 성적최우수상(교육감상)을 받았다.

1970년 대구 영신중을 졸업한 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하지 못했던 김씨는 뒤늦게 1년 3학기제인 경신정보과학고 부설 성인반에 입학했다. 재학시절 그는 성적이 뛰어났고 학급반장은 물론 학생회 임원을 할 만큼 '친구'들로부터 인정받았다. 교사들은 그를 '예의바른 모범생'이라고 했다. 성적우수상(각 교과부문) 39회, 봉사상 1회, 공로상 2회, 노력상 1회, 개근상 등의 수상 실적은 그의 성실함을 보여준다.

그는 지금은 어엿한 업체의 '사장님'이다. 그는 어린시절 한약방의 심부름꾼을 시작으로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 수없이 진학 꿈을 꿨으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혼자 무역개론, 섬유공학, 영어, 일본어 등을 공부하면서 36세에 자신의 회사를 세웠다.

"고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영어나 일본어를 쓰면서 바이어를 상대하고 수출업무까지 다룰 수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사회에서는 학벌이 참 중요하더군요. 그래서 공부를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일을 실천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올해 영남이공대 비즈니스경영학과에 진학해 만학행진을 계속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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