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모처럼 대구를 찾았다. 지난 1월 초 신년하례식 참석차 대구에 내려온 지 한달반여 만이다. 대구지하철 참사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나라당 공천심사가 시작된 이후 박 전 대표는 공개적인 외부행사에 참석하거나 기자들과 만나 공천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 입을 여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 전체회의에 참석했을 때도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개정협상에 대해 "여야협상이 빨리 마무리돼 새 정부가 순조롭게 출범했으면 좋겠다"고 한 거수 이외에는 말을 아꼈다. 대신 숭례문 전소사건에 대해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며 "국민혼도 함께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별다를 일정을 잡지 않고 추모식 직후 상경했다. 박 전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희생자 가족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게 돼 안타깝다"면서 "최근에도 대형사건이 잇따라 발생, 국민이 불안해하는데 사회안전대책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대구참사가 발생한 뒤 박 전 대표는 해마다 거르지 않고 추모식에 참석해 왔다"며 "대구에 내려온 것은 지역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일 뿐 별다른 뜻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당분간 공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이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는 공천심사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의 면접 공천심사 결과 친이(親李)인사들에 비해 친박(親朴)인사들의 탈락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친박 중진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당내 시선이 주목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편 대구 달서구의 선거구조정문제에 대해서 박 전 대표 측은 "대구 의원들의 입장이 모아지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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