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상당수 대구·경북 총선 출마예상자들이 '신인'이라는 핸디캡에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공천 관문인 배수(2~4배수)안에 들기 위한 수단으로 얼굴 알리기에 '올인'하고 있지만 시·도민들로부터 "누구세요?"라는 말을 적잖게 듣고 있어서다.
달서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권용범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는 얼마 전 주민들을 상대로 즉석 경제대담을 벌이다 한 주민의 질문을 받고 당황했다고 한다. 경제전문가답게 자신의 경제 철학을 열심히 소개했지만 한 주민으로부터 "근데 누구세요?"라는 질문을 받게 된 것. 권 대표는 "지역민과의 밀착도를 지금보다 배로 높이는 길밖에 없다"며 운동화 끈을 더욱 조였다.
달서갑 공천신청자인 김현수 한나라당 정책자문위원은 올 초 사무실을 낸 뒤 지난 한달 보름여 동안 하루 3천장의 명함을 성서지역에서 돌리고, 새벽부터 오후 11시까지는 발품팔기도 병행했다. 김 위원은 "이럴 땐 현역 국회의원이 부럽기만 하다.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뛰고 또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 공천신청자인 이철우 전 경북도부지사는 아예 '유권자 관심끌기용'으로 17일 오후 외국인 근로자 100여명과 달서구 이곡동 성서공단 인근에서 거리청소를 했다. 벌써 보름째다. 이 전 부지사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전략이다. 공천 심사에서 신인에겐 인지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경북 북부에 공천을 신청한 한 예비후보는 시민들을 만나기가 겁난다고 했다. 하루 시민 접촉 시간 10시간, 명함 소비량 2천장을 목표로 한달째 '링거'까지 맞아가며 뛰어다녔지만 "뭐 없어요, 막걸리라도 한 잔 내지"라는 말을 적잖게 들어서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 '예선'을 '본선'으로 보는 시각에 많이 놀랐다"며 "'뭐 없어요'라는 말을 마냥 웃고 넘길 수도 없는 처지"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울진·영덕·영양·봉화의 한 공천 신청자는 높은 지역 정서 벽에 부딪혀 고심하고 있다. 울진 여론을 잡아야 예선은 물론 본선도 쉽다는 지역 정치 정서상 울진 민심을 얻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고향 사람이 아니다'는 보이지 않는 시선을 적잖게 느끼고 있다는 것.
또 적잖은 정치 신인들은 일부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체 여론조사를 하면서 조사 대상자에 경쟁 정치 신인들을 제외시키는 등의 방법을 이용하는 경우 때문에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모 출마예상자는 "여론조사에서 의도적으로 정치신인들을 제외시켜 유력한 정치 신인들의 싹을 잘라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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