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별고사 전망
차기 정부가 추진하는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에 따른 대입제도의 변화는 2009학년도 대학입시의 틀을 바꾸고 있다. 수능시험은 기존의 9등급제에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추가로 제공하지만 출제 경향과 시험 체제가 지난해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논·구술을 포함한 대학별고사는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되기 때문에 출제 방식과 경향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 논술가이드라인 폐지
논술가이드라인은 2005년 8월 교육부가 대학별고사에서 ①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 ②수학이나 과학과 관련된 풀이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 ③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이나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의 출제를 금지시킨 조치이다. 대학들은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변별력을 갖는 문제를 개발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로 나온 유형이 통합논술이다. 2008학년도에 실시된 통합논술은 평가의 객관성과 채점의 용이함, 변별력의 확보를 위해 세트형 다문항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2009학년도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형식면에서는 세트형 다문항 방식의 통합논술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대학교육협의회는 2월 초 논술가이드라인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2009학년도 대학별고사에서는 논술가이드라인이 금지하고 있는 ①②③의 금지 사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출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대비 전략
▶인문계
기존의 통합논술이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도표, 그래프, 각종 통계 자료에 영어 제시문이 추가될 것이다. 긴 영어 문장을 읽고 우리말로 번역하고 요약·비판하게 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제시문을 활용한 문제는 영어와 국어 실력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대학들이 선호하는 출제 방식이 될 것 같다.
▶자연계
서울대는 이미 2008학년도 입시에서 평균값 정리, 함수의 연속성, 함수의 근사식, 부등식 등에 대한 증명 문제를 출제해 논술가이드라인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는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됐기 때문에 과거 본고사에 가까운 문제들이 출제될 것이다. 자연계에서도 영어 제시문을 많이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와 정시
수시에서는 수능성적이 없기 때문에 국·수·영 실력을 평가하는 형식의 논술문제가 출제될 것이다. 또 수시 논술은 정시보다 훨씬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정시에서는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가 주어지기 때문에 상당수의 대학들이 논술을 실시하지 않거나 수시보다는 쉬운 논술 문제를 출제할 것이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라
교과서에 나오는 각 단원의 기본 개념을 외우려고 하지 말고, 철저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인문계 학생은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완전히 이해해야 하며, 자연계 학생은 수학과 과학 교과서를 정독하며 기본 개념과 원리를 철저하게 익혀야 한다. 공식을 무조건 암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교과서와 신문을 연결하라
배경 지식은 답안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배경 지식은 단시간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에 노력해야 한다. 신문이나 칼럼은 주요 시사쟁점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시각을 갖게 해 준다. 역사, 사회문화, 윤리, 경제 등 사회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을 실생활과 관련지어 생각하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시문제와 기출 문제로 실전 연습하라
각 대학이 제시하는 예시문제와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분석하는 것이 대학별고사의 출제 경향과 특징을 가장 잘 파악하게 해 준다. 대학마다 홈페이지에 기출 문제 해설, 출제 경향, 유의 사항, 모의고사 문제 등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틈틈이 들어가 읽어보는 것이 좋다. 그 중에서 특히 채점 기준과 예시 답안은 대학의 채점 방향을 설명해 주는 것이므로 눈여겨 살펴보아야 한다. 논술가이드라인이 적용되지 않았던 2006학년도 이전의 문제를 풀어보면 올해 출제 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동서양의 고전을 꾸준히 읽어라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이나 각 대학의 추천도서는 계획을 세워놓고 차례로 읽어 나가야 한다. 독서를 하면서 중심 내용과 쟁점, 소감 등을 독서카드에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구술·면접고사 대비 전략
▶출제경향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논술보다는 심층면접이 당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법대, 경영대, 사회과학대에서는 영어 지문과 국한문 혼용체 지문이 나왔고, 경영대에서는 수학의 확률 단원이 활용됐다. 자연계에서는 구체적인 풀이과정과 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됐는데 이런 경향은 올해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인문계에서는 상당 수준의 고급 영문을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고, 자연계열에서는 미분법, 적분법, 수열, 삼각함수, 복소수, 공간도형과 공간 좌표, 벡터 등의 주요 단원에서 골고루 출제될 것이다. 또한 수학+물리, 수학+화학, 화학+물리+생물과 같이 여러 교과가 결합된 응용문제나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도 출제될 것이다. 시사 문제는 사안에 대한 지식 자체보다는 쟁점 이슈와 관련된 수험생의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사 문제를 교과 내용과 접목시키는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이다. 자연계에서도 영어 지문을 활용할 수 있고, 인문계에서도 수학 관련 문제를 출제할 수 있을 것이다.
▶ 대비 전략
●교과서가 기본이다
구술 면접의 전공 적성평가 문제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출제하기 때문에 교과서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인문계 수험생들은 지원 학과와 관련된 기본 지식을 쌓고, 사회의 주요 쟁점과 교과 내용을 관련지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연계 수험생은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과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교과 관련 기본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시키는 훈련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특정한 단원이 아닌 여러 단원이 결합된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영어 독해력이 중요하다
영어 독해 실력은 구술 면접의 필수 조건이다. 앞으로 수능시험 수준의 영어로는 명문대 논술이나 구술시험에 대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영자 신문이나 영어 소설 등을 많이 접하며 어려운 영어 지문을 읽고 요약할 수 있는 독해력을 길러야 한다.
●기출 문제를 지금부터 분류 정리하라
기출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은 시험 준비의 첫 출발이다. 기출 문제를 통해 그 대학의 출제 경향이나 난이도를 파악해 두면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영어 지문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수학이나 과학 교과 문제가 어떠한 유형으로 출제되는지 등을 꾸준히 파악해 둬야 한다. 매년 각 대학의 출제 문제를 그 특성별로 분류 정리해 두면 나중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바르게 말하는 습관을 기르라
구술 면접은 결국 말로 하는 시험이다. 말하는 태도와 습관이 바르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논리적인 말하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소 친구들과 주제를 정해놓고 토론하며 면접관과 수험생의 역할을 서로 바꿔 가며 실전 연습을 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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