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라 가공식품 가격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오른다.
특히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된 상품부터 가장 먼저 오름세를 타고 있어 내수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소매시장의 '거대 권력'으로 부상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식품 제조가공업체의 가격 인상 발표에도 불구, 곧바로 판매가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대형소매점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대형소매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중 하나인 라면은 20일부터 가격이 오른다.
국내 최대 라면 제조사인 농심은 우리나라 라면시장 최대 점유율을 갖고 있는 신라면 가격을 650원에서 750원으로, 역시 자장라면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올리는 짜파게티의 가격을 75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15.4%, 13.3%씩 올린다. 컵라면인 큰사발면도 900원에서 1천 원으로 11.1% 인상한다. 스낵과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농심의 새우깡도 700원에서 800원으로 14.3% 비싸진다.
우유 등 유제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달 중순 흰우유 가격을 1천750원에서 1천850원(1천㎖)으로 100원 올렸으며 바나나우유 등 가공유 제품도 조만간 10% 가량 값을 올릴 방침이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12월 1천㎖짜리 흰우유 가격을 1천850원으로 100원 올린 데에 이어 가공우유와 발효유 등 나머지 제품의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다음달이나 4월 중 발효유 제품 값을 올리기로 하고 상승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청량음료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롯데칠성음료는 20일부터 탄산음료와 주스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7% 가량 인상한다. 대표 제품인 칠성사이다는 500㎖ 페트병 제품의 1병당 출고가를 575원에서 600원으로 올리며 스카시플러스(포도)는 2천100원에서 2천250원으로, 2% 부족할 때(240㎖)는 350원에서 367원으로 올릴 계획.
해태음료도 다음달까지 썬키스트, 후레쉬100 등 주스 제품류를 중심으로 13개 제품의 가격을 3~10% 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10~25% 올렸으며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제품들도 3월까지 순차적으로 인상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는 밀가루나 오렌지 농축액, 우유 등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식품 원료 가격이 워낙 많이 오른데다 고유가로 운반비용과 포장용기 제조비용도 증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농심 등의 가격 인상 발표가 나온 18일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소매점에는 "대형소매점은 언제부터, 얼마만큼 가격을 올릴 것이냐"는 문의가 빗발쳤으며 이에 대해 대형소매점 측은 "아직 인상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언급, 가격 인상 시차를 이용한 '사재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 한 관계자는 "현재 농심 등과 가격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으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홈플러스 한 관계자는 "농심 신라면 등은 재고를 많이 갖고 있어 농심이 발표한 20일부터 가격이 곧바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신라면 등 수요가 많은 제품은 사재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며칠내에 재고가 소진, 대형소매점에서도 조만간 제품값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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