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8일 청와대에서 1시간 45분 동안 전격 회동했다. 지난해 12월 28일 만찬 회동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정부 조직 개편안이 대화 소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남부터 비공개였던 이날 회동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당선인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은 노 대통령 임기 내에 처리됐으면 한다"고 희망했고, 노 대통령은 "물류의 측면에서 보면 (건설교통부가 해양수산부의 일부 기능을 흡수하는) 통합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질 뿐이다.
2시간 가까이 나눈 대화치고는 알려진 내용이 너무 적다. 그래서 '삼성 특검', '이명박 특검' 얘기를 나눈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돈다.
특히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는 노 대통령의 손을 떠나 국회로 공이 넘어가 있고,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노 대통령이 통합민주당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두 사람이 만나 의논할 문제가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다른 얘기'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 당선인이 새 정부 각료 인선 결과 발표를 강행하기 위해 명분 쌓기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노 대통령을 만난 이날 밤 13개 부처 장관과 2명의 국무위원 내정자 명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유우익 대통령실장 내정자가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다'고 참여정부를 긍정 평가한 것이 이날 재회의 끈이 된 게 아니냐는 또 다른 관측도 있다. 국민들로부터 인기가 추락한 노 대통령으로서는 유 내정자의 발언이 반갑게 들렸을 수 있다. 청와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주변에서는 이런 기류를 보며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무리하게 노무현 정권의 치부 들춰내기는 하지 않을 것이란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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