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청과 동성로공공디자인개선사업추진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대구읍성 돌 모으기' 캠페인은 사라진 향토 역사 되찾기라는 점에서 뜻 깊은 작업이다. 최근 숭례문 화재가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우리의 몰지각'무관심을 또다시 드러낸 터에 역사의 한 모퉁이를 되살려 내려는 이 같은 노력이 더욱 의미 있게 와닿는다.
약전골목 외에는 이렇다 할 역사의 자취를 찾기 힘든 대구 도심에서 읍성 재현은 역사 되살리기와 함께 관광자원 확대라는 열매도 기대하게 한다. 조선 영조 12년(1736년)에 축성됐으니 손자인 정조 때 세운 수원화성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더구나 1907년 친일파 박중양에 의해 허물어진 시대의 상흔도 지니고 있다. 늦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선조의 숨결을 찾아 내겠다고 나선 것이 부끄러우면서도 다행스럽기도 하다.
엄밀하게 말해 이번 작업은 원형 복원이 아닌 재현이다. 대구역~대구백화점 구간의 거리 아래 성돌을 묻고 투명 강화유리로 덮어 '거리박물관' 형태로 만든다는 것이다. 성돌 수집의 어려움 등을 볼 때 달리 묘안이 없을 듯하다.
여하튼 이번 재현 작업은 성돌 모으기가 최대 관건이다. 다행히 중구 일대 13곳 정도에서 그 일부를 찾을 수 있을 모양이다. 학교나 공공 건물의 외벽, 계단, 기초석으로 더러는 땅속에 묻혀 있다고 한다. 관심을 갖고 보면 주택 등에서도 상당수 발견될 수 있을 것 같다.
추진위 측은 기부자가 나타나면 성돌을 빼고 새 돌로 대체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사 되살리기에 뜻을 모아 흔쾌하게 성돌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성돌 기부자들이 길게 줄을 잇는 모습은 바로 대구의 혼을 되살릴 아름다운 풍경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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