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의 1차 관문은 '공천'이다. 한나라당은 3월10일쯤 공천자를 확정하고 통합민주당도 한나라당과 비슷한 시기에 공천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각 당의 공천을 좌우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존재 여부가 불분명한 '계파'와 '실세들 간의 파워 대결' '전략 공천'등이 공천을 좌우하기도 한다. 의외의 인물이 공천을 받으면 전략공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뜨거운 공천경쟁의 막전막후를 키워드로 풀어보자.
한국정치에서 '계보 혹은 파벌정치'의 맥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끝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그때까지의 계보의 보스는 막강한 정치자금과 자리배분으로 계보를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YS와 DJ 이후 우리 정치는 계보정치에서는 탈피했지만 여전히 '줄서기'행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공천심사가 한창인 요즘 한나라당에서는 '친이'(친 이명박 당선인)니 '친박'(친 박근혜 전 대표) 혹은 '강 대표계'라는 등으로 공천신청자들을 분류하는 것이 일상화됐다. 이 당선인의 핵심측근인 이재오의원과 친한 '이재오계'도 생겨났다.
'공천심사과정에서 계파안배를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1차 면접심사결과 윤곽이 드러나자 '친이 독식'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충청권에서는 '친박'을 배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실세'로 알려진 모 인사는 아예 자신을 찾는 예비후보들에게 "내 이름을 팔고 다녀도 좋다."며 지원을 약속하기도 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박 전 대표 캠프에서 일했던 최모씨는 서울 은평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쓴맛을 봤다. 대선때 서울시 선대위 부대변인을 맡아 이명박 당선인을 도왔기 때문에 '친박'낙인을 떨처벼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1차 심사결과 그는 공교롭게도 '친박'계로 알려진 또 다른 공천신청자에게 밀렸다. 그는 자신이 계보의식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재오계의 핵심인 진수희 의원(비례대표)은 지역연고도 없는데 곧바로 공천자로 확정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 전문위원인 조은희씨는 1차 관문을 통과했다. 14명 중 추려낸 4명에 포함된 것이다. 그는 "인수위 관계자들과 조율을 거쳤기 때문에 무난히 1차 관문을 통과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계보보스의 지원을 받지않고는 쉽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계파'가 한나라당 공천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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