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구경북 의원들이 당 주변에 나돌고 있는 '신(新)살생부' 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살생부는 당 윤리위원회가 공천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공천 배제자 50명과 이명박 당선인측이 작성했다는 설이 유포되고 있는 현역 의원 물갈이 대상 30명 명단 등이다. 지난 달 나돈 '박근혜 전대표 측 공천 보장자 80명'과 '영남권 물갈이 대상 20명'에 이은 '신(新) 살생부' 인 셈이다.
지난번 나온 실체없는 괴담 수준이었던데 반해 신 살생부는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당 공식 기구가 공심위에 정식으로 건의한 명단이라는 점과 공천 심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는 시점 때문에 명단에 오른 당사자들이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것이다.
당 윤리위의 징계자 50명에는 2006년 9월 국감 때 피감기관인 군 부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징계를 받은 송영선(전국구) 의원과 지난 해 국정감사 도중 술자리 향응 파문을 불러 일으킨 지역의 Y 의원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심사를 코앞에 두고있는 해당의원들은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지만 불만을 쏟아내는 인사도 있다.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윤리위 징계가 다소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사회봉사도 하는 등 (윤리위가)시키는 대로 다 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이름을 다시 거론하면서 공천 배제까지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명예회복이 안된 상태인데 정식으로 항의할 수도 없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신살생부에는 경선 당시 상대 후보를 과격하게 비난한 이명박 박근혜 양캠프 의원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에 이인기 의원은 "경선에서 당 내부에서 있었던 일을 꼬투리 잡아 공천 배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윤리위의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다.
당에서는 "윤리위 제출 자료는 공천 과정에서 참고 자료에 불과할 뿐 살생부는 아니다"고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친이측에서 작성했다는 '물갈이 30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1차 면접 심사를 앞두고 있는 지역 의원들은 혹시나 명단에 포함된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구 다지기에 열중하고 있는 한 의원은 최근 기자에게 "명단을 구할 수 있느냐. 혹시 나도 포함됐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내 이름과 같은 이니셜만 보도되면 상대 후보측에서 '공천 못받는다'고 떠들고 다니는데 일일히 대응하기도 어렵다.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