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노당 분당사태 위기일까 기회일까

"원내진출도 못할판" vs "진보정당 새 씨앗"

민주노동당의 분열을 지켜보는 당 안팎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민노당 내부적으로는 자주파(NL)와 평등파(PD)로 쪼개지면서 오는 4월 총선에서 양측 모두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8만2천여명의 당원 중 평등파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면서 2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2만여명이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영순 대변인은 18일 "공멸이 불 보듯 하다. 민노당이 둘로 갈린다면 현실적으로 몇 석이나 얻겠냐."고 반문한 뒤 "지난 총선에서 13% 득표로 8석의 비례대표를 얻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각자의 길로 나서다 원내 진출조차 하지 못할 수 있다."고 위기감을 표출했다.

천영세 대표 직무대행 역시 탈당 뒤 새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는 뜻을 밝힌 심상정·노회찬 의원에 대해 "함께 죽는 길을 피하자. 모든 분당·분열 행위를 중단하고 진보정치 세력이 함께 사는 방도를 찾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민노당 외부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위기이지만 거듭날 기회도 될 수 있다는 것. 탈당파인 김형탁 전 민노당 대변인은 "의석 수보다 진보정당의 새 씨앗을 뿌리는 일이 더 가치있는 일"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더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일영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노당의 분당이 안타깝지만 지나친 친북 색채를 지우고 대중 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 대구시당에서도 집단 탈당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민노당 대구 달서구 및 북구지역 위원회 소속 당원 250명이 탈당을 한 데 이어 19일에도 수성구, 남구, 동구지역 위원회 소속 당원 250명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개별 당원 200여명을 포함한 달성군, 서구지역 소속 당원도 조만간 추가탈당 행렬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는 서구지역 출마예정이었던 장태수 전 서구의원, 수성갑의 이연재 전 대구시당위원장, 달서을의 강신우 전 대구시당 부위원장도 포함되어 있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대구지역 민노당 소속 당원 2천여명 중 절반 정도가 당을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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