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지만 평소 해보고 싶었던 방송일을 한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구미시청 직원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아나운서들은 시청 꼭대기 7층에 마련된 GBS(구미인터넷방송국)가 제2의 사무실이다. 점심시간에 방송실에서 자장면을 시켜 먹으면서도 방송하는 순간의 기쁨은 남들은 알지 못한다는 표정들이다.
구미방송국 식구들은 모두 25명, 남자 직원이 7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여직원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작가와 아나운서 역할을 분담했다. 제작부터 운영·진행 모두 스스로 해낸다. 출근시간 아침방송은 물론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 은은한 음악과 함께 포근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분위기 메이커들이다. 요즘은 '시정뉴스'까지 담당하는 등 프로 못지않은 솜씨를 자랑한다.
구미시청 인터넷방송국은 2000년에 개국했다. 시장과의 간담회에서 여직원들이 건의한 사항이 즉각 실행됐다. 처음 10여명으로 출발했으나 이젠 25명의 끼있는(?) 식구들로 늘어났다. 요즘은 직원들사이에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방송국 식구되기에도 경쟁이 치열하다.
동호회의 단합을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장가계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동호회장 신현숙(투자통상과·7급) 아나운서는 "자신의 고유업무 외에 방송일을 해야하지만, 전혀 힘든 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퇴근시간대에 방송하는 '풍경이 있는 자리'의 목요일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이정화(사회복지과·7급) 아나운서는 초창기 멤버다. 정식 방송국으로 개국하기 전부터 음악을 맡아온 9년째 베테랑이다. '풍경이 있는 자리'의 화요일 저녁방송을 책임지고 있다. 아나운서 경력이 쌓이면서 시청 내 각종 행사에 사회를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즐거운 비명이다.
프로그램과 계약·편성 등 방송국의 모든 행정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홍보담당관실 이연경(7급)씨는 "비록 아마추어 작가들과 아나운서들이지만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방송국 견학은 물론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수준높은 방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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