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우리는 강력한 전염병을 만났다. 에이즈라는 신종 병이다. 불치병으로 알려지면서 인류파멸까지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온 몸에 붉은 반점이 퍼지고 살이 썩어나가 결국 죽는 병, 동성애자와 마약중독자들이 걸리는 병이라고 대부분 생각했다. 하지만 그 후 20년, 우리 곁에 그런 에이즈는 없다.
EBS TV '명의'는 21일 오후 10시 50분 감염내과 전문의 오명돈 교수가 에이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그런 에이즈는 없다' 편을 방송한다.
15년 전,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된 이재연(가명·39)씨. 병에 걸렸을 때 세상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명돈 교수를 만나면서 관리만 잘 하면 당뇨나 고혈압 환자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는 다시 희망을 갖게 됐고 결혼을 하고 아기까지 낳았다. 그에게는 기적 같은 일. 이재연씨는 여전히 HIV 바이러스 수치를 관리하는 약을 먹지만 더 이상 자신의 질병을 원망하면서 비관하지 않는다.
HIV 바이러스는 혈액이나 성분비물로만 전파되기 때문에 함께 식사를 하고, 악수를 하는 일상 생활에서는 옮지 않는다. 지난 30년간 눈부신 의학적 성취를 이루어 3가지 약물을 섞어쓰는 3제 병합 요법만으로도 최장 30년을 살 수 있다. 죽음의 병 에이즈는 이제 만성 질환이 됐다.
그러나 오명돈 교수를 찾는 환자들은 목도리를 칭칭 감고 마스크에 모자까지 쓰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차별과 편견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에 올 때도 이렇게 긴 모자를 쓰고 여름에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와야 되는구나.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내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겠구나."
환자의 질병 뿐 아니라 삶가지 두루 어루만지는 의사 서울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의 이야기가 시청자를 찾아간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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