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속옷을 적셔버리는 요실금. 소변을 참지 못하고 흘리는 것은 참 난처한 일이지만, 이런 난처한 일을 우리나라 여성의 40%가 겪게 된다. 여성의 생리구조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최근 들어 요실금 수술을 받는 여성들이 많다. 요실금은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좌우하는 데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실금은 완치가 가능한 병일까.
◆치료는 이렇게
치료 목적은 요실금의 공포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요즘 주로 쓰는 치료 방법에는 절박성 요실금의 경우 약물요법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소변을 보게 하는 방광 훈련, 방광과 자궁, 질, 직장을 지탱해주는 널빤지 같은 구조물인 골반 근육 강화 운동 등이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케겔운동으로 알려진 골반근육운동이나 바이오피드백, 전기자극치료, 체외자기장치 등을 통해 치료한다. 이러한 방법이 실패할 경우엔 TVT(Tension-free vaginal tape)나 TOT(Trans-obturator tape)로 불리는 얇고 긴 테이프를 삽입해 요도 주변 인대를 강화하는 식으로 복압성 요실금을 치료할 수 있다.
◆100% 완치는 'N0'
여성 요실금의 경우 '마취 없이', '당일 퇴원'으로 수술만 받으면 마치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요실금의 경우 치유는 가능하지만 수술 요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다. 여성 요실금 환자의 경우 흔히 시행하는 TVT나 TOT 수술을 할 때 10% 정도는 실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단한 문진만으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점이 수술 실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때문에 수술을 결정할 땐 전문의를 찾아가 충분한 정보를 얻고 상담을 해야 한다.
◆실패 이유는
배뇨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복잡한 신경계와 방광 근육의 조화를 통해 이뤄진다. 배뇨는 방광이 차면 감각 신경이 대뇌에 전달, 요의를 느끼고 대뇌에서 전달된 운동 신경을 통해 방광의 수축이 일어나면서 소변을 보게 된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요실금의 원인이 복압성인지, 절박성 또는 복합성인지 정확히 알아야 치료할 수 있다. 절박성 또는 복합성 요실금 환자인데 복압성으로 진단돼 수술할 경우 요실금이 더욱 심해질 수 있는 것. 따라서 문진이 아닌 요류측정술이나 요역동학 검사 등을 통해 확진한 뒤 수술해야 한다.
◆재발성 요실금, 치유 가능한가
재발 원인에 따른 요류역동학 검사 등 철저한 조사 뒤 슬링수술이나 인공요도괄약근, 천수신경조절술 등 최신 치료를 통해 치유할 수도 있다. 슬링수술은 특수 고안된 인공 슬링 재료를 이용해 기능이 상실된 요도 조임근의 기능을 보완하는 것인데, 수술 다음날 외부에 연결된 기구로 요실금 유무를 점검해 재조정함으로써 거의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공요도괄약근 시술은 요도조임근 기능부전이 동반된 여성 요실금과 신경인성방광이 동반된 난치성 요실금을 거의 완치할 수 있다. 또 천수신경조절술은 수술 후 약물 요법에 효과가 없는 절박성 요실금에 효과적이고, 원인을 모르는 골반통증, 약물요법에 효과가 없는 과민성방광, 일부 신경인성 배뇨장애에 효과가 있는 최신 방법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정희창 영남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요실금의 종류
▷복압성 요실금=재채기, 웃음, 줄넘기, 달리기 등을 할 때처럼 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소변이 흐르는 경우. 가장 큰 원인은 출산할 때 방광 아래 조직 및 골반저근 손상으로 방광의 위치가 바뀌고 요도괄약근이 약화됐기 때문.
▷절박성 요실금=주된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그 순간 참지 못하고 속옷에 싸버리는 것. 방광근의 이상수축이나 신경손상, 방광염 또는 과민성 방광 등에 의해 방광이 자극돼 나타나는 현상.
▷일루성 요실금=방광 내 소변이 원활히 배출되지 못해 방광이 가득 찬 상태에서 소변이 흘러나오는 것. 전립선비대증이나 신경인성방광이 주원인.
▷혼합성 요실금=두 가지 이상의 요실금이 복합돼 나타나는 증상.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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