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복 파동'의 영향으로 빅4로 불리는 대형 교복업체들이 올해 동복값을 20% 정도 내렸다. 그래도 교복 1벌에 20만원 안팎이어서 학부모들에게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양승희(46·여·대구 달서구 용산동)씨는 "교복값이 가계에 부담이 되는데다 화려한 일반 옷에 비해서도 너무 비싸다"며 "같은 디자인으로 대량 생산하는 데도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붙기 시작한 공동구매 열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공동구매 비율이 낮은 편이다.
◆교복값 부담, 이렇게 벗어났다
일부 학교들은 교복값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공동구매와 교복 물려주기 등으로 학부모들 부담 덜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
대구 영진고는 올해 처음으로 교복 공동구매를 했다. 동복 한 벌에 10만5천원으로 시중 교복값의 절반 수준이다. 학생부장 안병헌 교사는 "교복공동추진위에서 교복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을 돌며 품질과 디자인, 가격 등에 대해 많은 조사를 했다"며 "중소 교복업체들이 제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입학 후에도 한동안 학생들이 사복을 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게 공동구매의 단점이지만 우리 학교는 미리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논공중(대구 달성군 논공읍)은 10년째 졸업생들이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도 졸업생들에게 받은 65벌의 교복이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은하 교사는 "처음엔 아이들이 물려받을 교복을 탐탁지 않게 여길 거라고 예상했지만 뜻밖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고 했다. 대륜고 옥정윤 교사는 "교복 물려주기 운동에 대한 호응이 좋아 교복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공동구매 그래도 저조하다
한국교복협회가 올해 동복 공동구매율을 잠정 집계한 결과, 대구는 11% 정도로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파악한 공동구매율 7.9%보다 좀 늘었다.
전국적으로 봤을 때 대구는 공동구매가 저조한 도시 중 하나다. 교복협회에 따르면 올해 동복 기준으로 서울 55%, 광주 46%, 대전 30%, 부산 20%로 대구는 다른 대도시에 비해 공동구매율이 낮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중고교를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했거나 할 예정인 학교가 32.4%(66개교)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고 밝혔지만 실제 공동구매를 하는 학교 수는 다소 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학부모와 학생들 선호도가 낮은 것이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시교육청과 학교의 형식적이고 미온적인 태도 때문. 중학교 학부모 김모(40·대구 북구 구암동)씨는 "공동구매는 절차가 까다로워 학부모 몇몇이 나서서 추진하기가 어렵다"며 "책임지기 싫어해 적극적인 독려 활동을 하지 않는 학교가 많다"고 했다.
송영주 한국교복협회 총괄이사는 "공동구매가 많아지면 카르텔로 형성돼 있는 교복 시장에서 전체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중요한 것은 학교 의지와 학부모들 인식 전환"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이재명, '선거법 2심' 재판부에 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