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마트에 도전" 동네 슈퍼의 '반격'

▲ 대형소매점에 맞서 지역 슈퍼마켓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재래시장이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인들의 노력 끝에 살아나기 시작한 서남시장도 주목을 받는다.
▲ 대형소매점에 맞서 지역 슈퍼마켓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 재래시장이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인들의 노력 끝에 살아나기 시작한 서남시장도 주목을 받는다.

'동네 슈퍼와 시장을 우습게 보지 마라.'

'유통공룡' 대형소매점에 맞서 동네 슈퍼마켓과 재래시장이 잇따라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지역 슈퍼마켓은 점차 중·대형화로 외형을 불리고, 군소 슈퍼마켓들은 조합을 중심으로 물류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부에 국한돼 있긴 하지만 재래시장도 상인들이 힘을 모아 빼앗긴 동네 상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경쟁력 있는 중·대형 슈퍼 속속 등장

지역 슈퍼마켓인 OK마트는 직영점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세 곳에서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성공비결은 매장 전체의 30% 정도를 채소와 야채, 과일 등 신선식품으로 배치한 것. 동네 슈퍼마켓이 재고 부담 때문에 채소 등의 비중을 줄이지만 오히려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 재고상품은 싸게 팔았고 산지 직거래를 늘려 중간 유통마진을 없애 가격 거품을 뺐다.

이곳의 또다른 차별화 전략은 배달이다. 배달 전문인력 2명을 두고 금액과 상관없이 배달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육희 OK마트 대표는 "올해 2곳의 직영점을 더 낼 것"이라면서 "대형마트에 맞서 동네상권을 지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 침산동 '동아마트'도 주변 홈플러스와 이마트, 농협하나로클럽의 틈바구니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계산이 빠르고 청과가 신선한 것이 이곳의 장점이다. 주차장 면적이 매장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넓은 것도 장점이다. 야간에는 동네주민들에게 무료 주차서비스를 제공해 동네 인심도 얻었다. 박중식 동아마트 침산점 팀장은 "대형마트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제2의 장소를 찾고 있다"면서 "인테리어를 새롭게 바꾸고 직원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동네 군소 슈퍼마켓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중서부슈퍼마켓협동조합은 4월쯤 대구 달서구 월암동에 물류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건립으로 180개 회원업체들이 공동구매를 할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대구동부슈퍼마켓협동조합도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합 장길진 이사장은 "공산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는 회원업체에 1차 신선식품을 많이 배치하라고 유도하고 있다"면서 "물류센터의 경우 자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자금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재래시장도 설 땅 있어

대구의 소매시장으로 유명한 달서구 서남시장. 반경 1㎞ 내 이마트, 홈플러스, 홈에버, 농협하나로클럽 등 대형소매점들이 위치해 있지만 지난 설 대목에는 재미를 톡톡히 봤다. 서문 칠성 팔달 등 도매시장에 비해 특화된 상품은 부족하지만 다양한 품목을 갖춘 것이 장점이다.

이 시장은 2005년부터 대형소매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상인들이 힘을 모아 공동쿠폰과 자체 상품권을 발행하는 고객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매출을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 시장 내 유명 점포를 발굴해 홍보한 것도 고객을 유도할 수 있었다. 2005년보다 매출이 20~30% 증가했다고 상인들은 귀띔한다.

허동구 서남신시장 상인회 회장은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상인들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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