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서 시작한 '사랑고리 은행' 농촌으로 확산

전국 최초로 구미에서 비롯된 '사랑고리 은행'이 농촌지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타임 달러(Time Dollar)'라고도 불리는 사랑고리 은행은 봉사자는 물론 그 수혜자도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사회 주민 간의 봉사교환제도.

누구든지 타인을 도와서 번 '고리'(돈)를 별도 저축해 두었다가 이웃의 도움이 필요할 때 사용하거나 남에게 기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품앗이'와 비슷하다.

구미 사랑고리은행 제도는 구미요한선교센터 김요나단(76) 신부가 2002년 미국에서 창시자(에드가 칸)로부터 직접 도입했다. 같은 해 12월 1일 구미시니어클럽에서 사랑고리은행을 시작해 구미요한선교센터의 가정간호와 재활봉사사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순천향구미병원에서도 2004년 '사랑고리 협약식'을 체결, 입원 중인 저소득 무의탁 환자들에게 회원들이 24시간 간병서비스를 하고 저축한 고리를 사용해 병원진료와 입원, 종합검진에 할인혜택을 받고 있다.

저소득 및 맞벌이가정의 공부방에도 적용하고 있고, 홀몸노인 대상 주말 보온도시락 배달 등으로도 퍼지고 있다. 김요나단 신부가 은행장을 맡고 있는 구미사랑고리은행의 회원은 현재 350명으로 불어났다. 구미시는 이 운동을 행정에 접목시켜 행정자치부로부터 혁신브랜드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일 선산문화회관에서는 3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산 지역 사랑고리' 개소식을 가졌다. 농촌지역 사랑고리는 2006년 해평 원호리에서 개소해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미사랑고리은행 이원재(46) 사무국장은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타임달러 국제회의에 참석, 구미지역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타임달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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