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왜 이미지가 중요할까. 답은 간단하다. 이미지가 바로 유권자의 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초의 이미지 선거 시대를 연 미국 케네디 전 대통령이나 우리의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당선인까지 유권자에게 어필하는 이미지의 힘은 놀랍다.
▷닉슨과 케네디
대통령 선거에서 이미지의 중요성은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후보들의 텔레비전 토론회가 열린 1960년 미국에서 처음 현실화 되었다. 당시 TV 토론회에서 이미지 하나로 명암이 갈린 두 주인공은 케네디와 닉슨이었다. 선거 초기만 해도 닉슨의 승리는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많은 유권자가 무명에 가까운 신출내기 정치인 케네디보다는 부통령만 8년을 지낸 베테랑 닉슨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지가 모든 것을 바꿨다. 케네디가 유권자의 눈을 들여다 보듯 카메라를 또렷하게 응시하며 표정과 태도를 담았지만, 닉슨은 옆 얼굴만 드러낸 채 제스처 하나 없는 무미건조한 토론으로 일관했다. 두 후보의 서로 다른 이미지 전략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토론을 라디오로 청취했던 유권자들은 닉슨이 더 논리적인 주장을 폈다고 평가했지만, 텔레비전으로 시청한 사람들은 케네디의 말이 더 신뢰할만하다고 응답했다. 닉슨은 화면에 비치는 이미지를 전혀 관리하지 않았지만 케네디의 경우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를 통해 텔레비전에 적합한 의상과 화장으로 젊고 박력있는 모습을 연출한 것.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케네디가 승리를 거둔 이유는 이 같은 이미지 메이킹 전략 때문이었고, 이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이미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데 영향을 끼쳤다.
▷이명박 당선인과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당선인 하면 뭐가 떠오를까. 바로 '경제'다. 당선인 캠프가 선거기간 내내 '경제 대통령'을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이같은 이미지 메이킹이 유권자에 어필한 때문이다. 당선인은 자신만이 경제를 살릴 수 있고, 만약 당선되지 않는다면 5년동안 또다시 경제위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잘 전달했다. 당선인의 광고 CF 또한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 텔레비전 광고였던'욕쟁이 할머니' 편에서 순댓국집 할머니가 당선인에게'경제는 꼭 살려라.'고 당부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당선인의 캐치프레이즈 또한 '실천하는 경제 대통령'이었다. 공식유세 첫날 일정으로 동대문시장을 찾은 당선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제회생의 적임자라는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 결국 성공을 거뒀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막판 대역전극 또한 이미지 메이킹의 승리다. 노 대통령의 당시 대선 CF는 두고두고 회자되는 반향을 불러 일으킨다. 이른바 '눈물' CF. 창당 발기인대회 때 단상 아래에 있던 노 대통령이 감정에 복받쳐 주르륵 눈물을 흘리는 이미지를 동영상과 포스터에 담아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유권자의 감성을 흔든 것이 결국 표로 이어진 것. 또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대통령이 기타를 치는 모습과 '국민이 대통령'이라는 슬로건 이미지가 20,30대 젊은 표를 얻는 좋은 전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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