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민지우개]자매간 잦은 다툼 해결책은?

부부갈등의 자연스런 해결 모습을 보여줘야

의견대립으로 인한 부부싸움이 잦습니다. 격해지면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며칠 전, 사춘기인 큰 아이가 동생과 의견대립이 있었고 뒤이어 동생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때리는 자매간 다툼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말이 없고 온순한 아이지만 유난히 동생에겐 화를 내는 편입니다. 부모의 영향인가 싶어 가슴이 철렁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소에 말이 없고 온순한 따님의 예기치 못한 과격한 모습에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염려가 크시겠군요. 수십 년 동안 자기 나름의 성격을 형성해왔고 다른 생활방식과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결혼을 매개로 친밀감을 형성하고 서로에게 정서적으로 매우 의존적 관계를 형성합니다. 살아가다보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이해받으려는 욕구가 강해 갈등을 경험하게 되지요. 성격차이, 경제적인 문제, 자녀문제, 습관차이, 책임문제, 시부모 혹은 장인·장모 문제 등 부부갈등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다양한 갈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부부는 갈등을 해결하고 서로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반면 미성숙한 부부는 각자에게 주는 상처뿐 아니라, 자녀에게도 치명적인 영향(불안감과 두려움)을 미칠 수 있답니다.

부부갈등은 자녀가 어릴수록 치명적 영향을 주는데 영아기나, 유아기에 부부의 잦은 싸움은 자녀가 부모의 갈등을 갈등으로 인식하기보다 생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부부갈등은 자녀에게 공포감과 불안을 유발, 위축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띠게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가정폭력은 사적 영역에서 발생하므로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 초기 개입이 어려워 은폐되는 경향이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화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또 지속적·반복적으로 순환되며, 폭력성과 분노가 자녀들에게 학습이 된다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하겠습니다. 폭력에 노출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물리적인 힘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부부나 가족들 사이를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라고 인식합니다. 그리고 부모에 대해 화가 나기도 하고 무력한 자신에 대해 화가 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지배하기 위한 도구가 폭력이라고 학습하게 됩니다. 나아가 성인기에 결혼, 가정을 이루면 자신이 경험한 방식대로 자녀를 양육하여 대물림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세요.

먼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부부관계를 재정립하고 서로 상호작용하고 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짚어 보면 어떨지요. 그리고 따님의 속마음을 읽어주시고 공감, 마음 속에 쌓인'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덜어내는 작업이 동반돼야 합니다.

어느 부부에게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갈등은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싸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어떻게 싸우냐'입니다. 갈등을 오히려 관계 개선의 긍정적인 도구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갈등의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였다면 해결의 모습까지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최고의 부모는 최선의 부부다'라는 광고카피를 곱씹어 볼 시점입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