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영수 '부활投'…실전등판 2이닝 무실점

"어이, 영수! 공 좋더라. 올해 괜찮겠어" 땀을 훔치며 선수 대기실로 들어서던 임채섭 심판은 투구를 마친 뒤 얼음 찜질을 하고 있던 삼성 라이온즈 투수 배영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한마디 던졌다. 임 심판은 21일 오키나와 우라소에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연습경기에서 주심을 맡아 포수 뒤에서 배영수의 공을 지켜봤다.

이날 삼성의 에이스 배영수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첫 실전 등판에 나서 2이닝을 던졌다. 배영수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06년 10월 한화 이글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1년4개월만의 일. 7타자를 상대로 안타 1개만 내주고 삼진 3개를 속아냈고 평균 구속도 시속 140km 이상을 유지했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까지 나왔다.

던진 공이 다소 높게 들어오긴 했지만 이 정도면 합격점을 줄 만한 상태다. 그래선지 배영수의 표정은 밝았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서 마운드에 올랐을 때 많이 떨렸습니다. 첫 타자를 상대할 때 공을 던진 순간 안타를 맞을 줄 알았어요. 공이 가운데로 몰렸거든요. 이후엔 그런대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배영수의 컨디션은 삼성 전지훈련의 최대 관심사다. 지난해 에이스 부재 등 선발 투수진의 부진에 고개를 숙여야 했던 삼성이 올 시즌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배영수의 복귀가 절실한 상황. 당초 예상을 깨고 다니엘 리오스(현 야쿠르트)를 앞세워 지난 시즌 2위를 차지한 두산 베어스의 경우를 보면 위력적인 구위를 가진 에이스의 비중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아직 팔에 통증이 남아 있습니다. 생살을 찢어내고 인대를 새로 끼워 넣는 수술을 했는데 그 고통이 쉽게 없어질 리 없겠죠.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통증이에요. 아픈 곳 하나 없이 던지는 투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부상 부위를 잘 관리한다면 앞으로도 던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다만 승부욕이 강한 배영수가 급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부상이 악화될 것을 우려,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생각. 배영수 역시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는 중이다. "대구 팬들이 절 기다리시는 것도, 그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제가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무리하진 않겠습니다. 개막전 선발 등판에 욕심을 내지도 않을 거고요"

한편 삼성은 이날 야쿠르트에 2대4로 패했다.

오키나와에서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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