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내정자

경북 군위 출신인 사공일(67)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내정자는 21일 "경북이 신재생에너지 시범 단지를 유치하려면 세계적인 연구소와 손을 잡는 등 지역 차원에서 특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특히 반대 여론에 직면해 있는 한반도대운하와 관련,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지 대운하 건설을 원하는 지역에서 찬성 여론을 조성하고, 반대 세력을 설득하려는 노력도 적극 벌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 한반도대운하추진단, 광역경제권활성화추진단, 기후변화에너지대책추진단 등이 설치돼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대통령 직속기구로 힘이 한껏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를 살리라'며 뽑아 준 국민에게 한 첫 화답(和答)이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만든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경쟁력 제고 뿐이다. 한반도대운하, 새만금 등 대형 국책사업의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국정 운영의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느냐를 보여준 것도 그런 까닭이다.

우리 위원회의 간사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고, 수석실이 사무국이 된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대통령 참석 하에 회의가 열린다. 당선인이 우리 위원회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필요한 행정 조치나 법제화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

-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세계화와 지식기반경제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면 우리가 해야할 일이 명쾌해 진다. 이 점에서 당선인과 내 생각이 같아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위원장을 맡았다.

세계화 시대에는 일자리가 국경을 넘나든다. 글로벌 기업을 만들어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가장 중요한 게 규제 완화다. 다른 나라에 없는 규제가 있다면 풀고, 세제도 개혁해야 한다. 노사관계도 선진화시키고, 노동시장도 좀 더 유연하게 해야 한다.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프랑스와 독일이 보수화되고 있는 것도 세계화 때문이다.

더 보탠다면 안보를 튼튼히 하고, 정치를 안정시켜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준법 정신도 중요한데 국민이 법을 지키면 1년에 성장률이 1%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원전이 많고 방폐장까지 유치한 경북에서 기후변화와 에너지 정책에 관심이 많다. 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를 대구경북이 유치할 수 있나?

▶지구온난화 단기 대책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고, 중장기 대책이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원전은 2030년까지 전세계에 300기 정도 지어져 700조 신시장이 열린다. 기후변화 위기가 주는 기회다. 원전에는 핵폐기물 처리 기술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원전과 방폐장이 있는 경북에서 국제적인 연구소까지 유치해 특화하려 노력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선진국과 발빠르게 손잡아 대구경북이 밸리 조성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 대구경북이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추진에 차질이 없나?

▶맨땅을 파는 게 아니고 낙동강과 한강의 '큰 물길을 잇기 사업'이다. 너무 서두르면 국민이 거부한다. 한국개발연구원과 국토연구원이 국제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다.

특히 대운하를 원하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하고 여론 조성을 하면 추진에 도움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반대 세력을 찾아가 설득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지방이 우려한다.

▶수도권을 규제하면 기업이 지방이 아니라 외국으로 빠질 수 있다. 인센티브제 등 지역에서 기업을 당길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수도권 규제 완화도 반드시 돼야 한다.

- 대구경북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식기반경제 시대에 대구는 여건이 좋다. 교육도시이기 때문이다. 지식산업과 소프트웨어산업이 대구에 적합할 것이다. 섬유도 고부가가치화 해야 한다. 그럴려면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안목을 넓혀야 한다. 너무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다. 남과 손을 잡지 않으면 안되게 돼 있다. 예컨데 자동차의 특화 가능성도 있는데 반드시 세계 최고 업체나 연구기관과 손을 잡으면 성공할 수 있다. 그럴려면 누가 세계 최고인지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하고, 또 손을 잡을 능력이 있어야 한다.

대담 최재왕 서울정치부장 jwchoi@msnet.co.kr 정리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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