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을 준다는 소식을 듣고 스페인에서 급히 귀국했습니다. 큰 상을 받으니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지 않기 위해 서상돈 선생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겠습니다."
21일 제5회 서상돈상을 수상한 권영호 인터불고그룹 회장은 "남아있는 생을 좀 더 값지게 보낼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스페인 라스 팔마스에서 원양어업을 시작해 네덜란드, 앙골라, 가봉 등지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해 온 글로벌 경영인이다. 그는 스페인에서 조선수리소와 골프장을 운영하고 네덜란드와 앙골라에서 각각 식품유통업, 수산업을 개척하는 등 과감한 해외진출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인터불고그룹을 성장시켜왔다.
애국가를 작곡한 고 안익태 선생의 유택을 매입해 기념관으로 조성해 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1986년 동영장학재단을 설립, 국내 및 중국 학생 600여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중국 지린(吉林)성에 비영리 병원과 앙골라 빈민촌에 교육시설을 설립하는 등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를 얻으면 두 개를 베풀었습니다. 사람들은 베풀었으니까 보답받아야 된다고 말하지만 나눔으로써 스스로 행복해집니다."
그는 스포츠마케팅과 호텔, 골프장 건립사업에 4천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묻더군요. 대체 왜 투자하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죽을 때 돈을 가져가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인터불고호텔은 저 개인의 기업이 아니라 대구시가 필요한 기반시설입니다. 대구시민이 아껴주셔야 합니다. 돈 벌러 온 장사꾼이라는 시각은 버려주십시오."
권 회장은 요즘 한국에 머무는 날이 많아졌다. 연말 준공예정인 '호텔인터불고 엑스코' 때문이다.
"대구시와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엑스코호텔이 완공되면 당분간 투자보다는 안정기조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유럽 교민 3만명 가운데 가장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스스로의 성공비결을 절약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살았고 스스로에게 엄격했습니다. 길을 가다가 목이 마르면 물 한 병 사는 것도 망설였습니다. 마시고 싶은 물을 다 사먹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갈수록 침체를 겪고 있는 지역경제에 대해 그는 절약을 거듭 강조했다.
"20세기가 소비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절약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절약을 해서 산업전반에서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야 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이낙연 "조기 대선 시, 민주당은 이재명 아닌 다른 인물 후보로 내야"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
野, '줄탄핵'으로 이득보나…장동혁 "친야성향 변호사 일감 의심, 혈세 4.6억 사용"
尹공약 '금호강 르네상스' 국비 확보 빨간불…2029년 완공 차질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