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탓? 盧탓?'
정권교체를 앞두고 뒤숭숭하다. 10일 국보1호 숭례문 방화, 20일 육군 헬기 추락, 21일 정부종합청사 화재…. 최근 잇따르는 대형사고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의 책임소재를 놓고 네티즌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숭례문 화재의 경우 많은 국민들이 노무현 정부가 총체적으로 문화재를 부실 관리했고 방화 초등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명박 당선인이 지난 2006년 숭례문 개방을 외쳤던 서울시장이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일단은 노무현 정권을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숭례문 화재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많았다. '평양감사'라는 한 네티즌은 "옛날 왕 같으면 식음을 전폐하고 하늘에 죄를 빌었을 것"이라며 "소방방재 혁신이니 사고대응 매뉴얼이니 책상머리앞에서 계획만 세우다 숭례문을 태워먹었다."고 날을 세웠다. 아이디 'suck0881'은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을 터인데 욕은 소방대원들이 다 얻어먹고 누구는 강건너 불구경하듯 가만히 있다"고 목청을 높였고, 한 블로거는 "임기 2주 남겨놓고 결국 또 사고를 치는구나. 이명박 당선인에게 뒤치닥거리만 남긴다"며 비꼬았다.
이명박 당선인의 책임을 묻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태안 기름유출사고부터 정부종합청사 화재까지 각종 사고를 보면서 새 정권의 명운이 심상찮다는 것. 일부에서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1993~1998년) 무궁화열차 전복,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서해훼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참사가 줄줄이 터졌고 결국 IMF라는 국가 대재앙으로 막을 내렸다는 점을 상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예전에는 무슨 일만 있으면 '노무현 탓'이라고 했는데 숭례문 화재가 새 정권의 앞날을 예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또한 블로거는 "문민정부 시절 대형사고들은 개발주의 시대의 소산"이라며 "한반도 대운하 건설, 청계천 복원 등 개발위주 정책을 좋아하는 이명박 정부가 밀어붙이기식 국정을 운영하다 엄청난 국가적 후유증을 낳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이다 'psh379'를 쓰는 한 네티즌은 "책임질 사람이 누군가.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고 제각기 발뺌만 하는구나"라고 비판했다. 책임 소재를 가리기에 앞서 누군가 앞장서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라는 이들이 다수였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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