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사철 '손없는 날' 특수…업체들 웃돈 요구 횡포

웃돈 요구에 무성의 예사

이달 말 울산으로 전근을 가는 김인성(37·수성구 만촌동)씨는 한 이사업체와 이사비용을 놓고 한참 씨름을 했다. 업체측이 2월 한달은 예약이 평소보다 많아 15만원을 더 얹어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 김씨는 "다른 업체들에 문의해봐도 비슷했다. 당장 다음주부터 출근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속상해했다.

◆부르는 게 값?=본격적인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이사업체들의 웃돈 횡포가 성행하고 있다. 이달의 경우 입학, 입사, 인사 등으로 집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고 25일과 26일이 이사 길일로 꼽히는 '손없는 날'이어서 이사비용은 부르는 게 값이다.

대구 S업체는 5층에 위치한 25평 아파트(에어컨 포함) 기준 평소 65만원인 포장 이사비용을 오는 25일, 26일에는 95만원으로 올려받고 있다고 했다.

S업체 외에도 기자가 문의한 대구 10개 이사업체들 대부분이 평소보다 10만원가량 높여 받고 있었다.

◆무성의한 일처리?=늘어난 일거리를 핑계로 무성의하게 이삿짐을 처리하는 경우도 많다. 이달 초 55만원을 주고 포장이사를 한 김현성(32)씨는 "업체 직원들이 다른 집에 이삿짐을 나르러 가야 한다며 포장을 다 뜯지도 않고 철수해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이은민(28·여)씨는 "직원들이 급하게 포장을 하고 짐을 옮기는 바람에 화장대에 있던 액세서리들을 모두 잃어 버렸다"고 항의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이사관련 불편 민원은 21일까지 하루 평균 4건꼴로 많았다.

한국소비자원 윤혜성 상담원은 "반드시 이사업체와 서면계약을 하고 피해보상규정 등 약관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 '손없는 날'이란?=민간신앙에서 악귀와 귀신이 움직이지 않는 날을 일컫는 말.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귀신이 음력 9, 10, 19, 20, 29, 30일이면 하늘로 올라가는 날이기 때문에 귀신의 해를 피해 이사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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