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왜 이럽니까!"
22일 오후 7시 25분 지하철 반월당역. 승강장 내 고객안내센터 앞은 승차권 환불과 항의를 하는 500여명의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승객들은 "갑자기 지하철이 멈춰서는 바람에 모든 사람들이 공포감에 휩싸였다"며 "지하철 운행 중단 안내방송이 나온 지 20분이 지나서야 환불 등 구체적인 안내 지시가 있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반월당역 안내센터에는 직원이 2명밖에 없어 환불을 마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대구 지하철 2호선이 멈춰선 22일 퇴근길, 승객들은 갑자기 멈춰선 객차 안에 갇힌 채 지하철 참사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이 아닌지 극도의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이날 두류역과 내당역 사이 터널 안에서 25분 동안 갇혀 있었다는 김모(45)씨는 "다시 한번 참사가 발생해 다 죽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으로 객차 안이 술렁거렸다"며 "캄캄한 터널 안에서 멈춰선 전동차에 갇힌 기분은 한마디로 공포 그 자체였다"고 몸을 떨었다.
갇힌 전동차 내 일부 승객들은 외부 상황을 알지 못해 휴대폰을 꺼내 가족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는 등 패닉상태였다는 것. 조모(50)씨는 "오후 6시 55분쯤 갑자기 객차 내 불이 깜빡이더니 전동차가 멈춰섰고 '전기정전'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며 "오후 7시 20분쯤에야 전동차가 다시 움직여 역에 도착했지만, 전동차 문이 열리고 나서도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동차를 기다리다 발길을 돌린 시민들과 사고 지하철에서 내린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내 곳곳에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사람이 한창 붐비는 금요일 퇴근길이다 보니 버스도 만원이었다. 김정자(71·여·다사읍 매곡리)씨는 "지하철역에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라고 했지만 막상 밖에 나와보니 버스는커녕 택시도 잡지 못할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만원 버스가 연이어 지나치자 다시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승객들도 많았다.
반월당역에서 약속장소인 계명대역으로 가려던 조인선(30·여)씨는 "아무리 기다려도 운행 재개 방송이 나오지 않아 30분이나 역사 안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반월당 역에서는 사월행 기차가 급하게 문양행으로 변경됐지만, 전광판에는 여전히 '사월행'으로 안내되는 등 지하철 본부 측의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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