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불법 및 편법 경영권 승계가 종종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오히려 가족기업들의 성공적인 경영권 승계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강한 가족기업을 주제로 한 박사 논문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논문을 쓴 사람이 지역 중견기업인 경북광유(주) 창업자의 맏손녀인 박윤희(54·사진)씨로, 부친에 이어 3대째 가족기업 승계자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박씨는 영남대 경영학 박사 학위 논문으로 '가족기업의 승계 실행기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를 제출하면서 "이제 우리나라에도 월마트, 코카콜라, 포드, 베네통, 구찌 같은 수세대를 이어오는 '강한 가족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는 생각에 이런 논문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광유(주) 고문으로 있으면서 모기업을 경북광유(주)와 한국광유(주)로 분할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박씨는 이 논문을 쓰기 위해 지역 700개 가족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모두 3천900부의 설문지를 뿌렸지만 회수된 것은 700여부에 그쳤다. 그래도 이 설문을 분석하는데만 1년의 세월이 꼬박 걸렸다고 했다.
박씨는 "설문조사 결과 성공적 승계를 위한 '승계의 정당성' 확보에는 '신뢰적 가족관계'와 '승계자 통제력', '승계자 개인의 자질'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또 '승계관련 의사소통'에는 '신뢰적 가족관계', '회사경영의 가족 참여'가 '승계자에게 기대하는 속성'으로는 '개인자질'이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분석되는 등 현재 경영자와의 관계와 관련된 특성은 중요성이 가장 떨어져 일반적인 예상과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기업의 승계관리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간에 걸친 과정으로 진행해 나가야한다는 점과 기업 측면의 합리성과 가족이라는 정서적·문화적 측면을 고려해야하는 특수성을 지닌 가족기업 승계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