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A3 비행장 부지 반환, 너무 끈다

대구 A3 비행장(미군 캠프워커 내) 활주로 동편 구간(0.7㎞) 반환의 발목을 잡고 있는 헬기장 대체 기지 조성 계획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있었다. 활주로 서편 구간의 추가 반환 건을 놓고 미군과 이곳 지방정부가 첫 교섭을 가졌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10년 이상 말만 무성했을 뿐 실제로는 어떻게 돼 가는지 감도 잡을 수 없던 미군기지 반환 건에 점차 안개가 걷히는가 싶어 반갑다.

사실 2005년의 양국 간 당초 합의대로라면 활주로 동편 구간의 반환은 2006년에 이미 가시화됐어야 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그 준비 절차인 오염조사에서부터 지체 사태를 빚더니 드디어는 대체 헬기장 확보 지연을 사유로 더욱 불투명한 상황에 빠진 것이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이번에 알려진 미군 측 계획마저 쉬 믿음이 가지 않는다. 반환 시기를 2009년 이후로 더 늦출 핑계 거리나 되고 마는 것은 아닐까 경계심이 일 지경인 것이다.

활주로 서편 구간의 사정도 다를 바 없다. 그 부지 반환은 양국 합동위원회가 작년 6월에 이미 정식 협상 과제로 확정했던 사안이다. 그래 놓고는 그 첫 교섭마저 무려 8개월이나 지난 뒤인 최근에야 성사된 것이다. 그러니 이번 일 또한 사태의 진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협상의 앞날이 얼마나 지지부진할지 의심될 정도이다.

한마디로, A3 비행장 부지 반환 건이 너무 무성의하게 취급되는 것 같다. 이렇게 더 이상 질질 끈다면 실제 반환은 협상 과정에서의 피로감 때문에 대구시민들 만족감이 거의 소멸된 뒤에나 성사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지역민과 미군이 모두 이기는 윈윈의 길을 찾아야 한다. 성의를 더 기울이고 더 집중하고 서두르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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