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입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 출발점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가 다시 주어지는 성적표기 방식과 논술가이드라인 폐지라는 핵심적 변화 내용을 숙지하고 지난해 입시 결과와 특징 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짚어본 각 영역별 주요 사항들을 참고하면 올해도 수능시험의 출제 방침과 경향은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되는 대학별고사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학생과 재수생은 입시 전략 면에서 다소 차이를 둬야 한다. 재학생은 수시모집을 십분 활용해야하고, 재수생은 내신 성적이 이미 정해져 있으므로 수능 성적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수험생들은 어떤 대입 관련 정보도 학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재학생
현대는 모든 것이 정보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입시와 관련된 각종 정보의 입수와 분석,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확실한 주관이나 자기 스타일 없이 유언비어처럼 나도는 정보를 뒤쫓다 보면 우왕좌왕하다가 한 해를 그냥 낭비해 버리기 쉽다. 재학생은 2학기가 돼야 성적 변화가 일어나므로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1학기에는 기초를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1학기에는 모의고사 성적이 좋지 않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낙관적인 마음가짐으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 수시, 정시 대비
재학생의 경우에는 수시모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망 대학에 관한 전형 요강과 논·구술 경향을 먼저 면밀히 분석해보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오로지 수시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마다 수시에 매달리다가 수능시험을 망친 사례가 많다. 최종 목표는 정시모집이라고 생각하고 내신 성적 관리와 수능시험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
● 학생부 관리
학생부는 수시 모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 요소이다. 수시 모집의 1단계에서 많은 대학들이 학생부 성적만으로 모집 정원의 2, 3배수를 선발한다. 2009학년도에도 전체 모집 정원의 50% 이상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 모집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3학년 1학기 학생부 성적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다만 정시 모집에서는 학생부의 실질 반영 비율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부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교과 영역 중심으로 반영을 한다. 수시모집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은 학생부뿐만 아니라, 외국어 능력시험과 같은 비교과 영역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재수생
● 학습 습관의 분석과 반성
상당수의 재수생들이 학년 초에는 의욕과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을 하지만 5월말쯤 되면 슬럼프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부를 해도 생각만큼 성적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수생은 먼저 각 과목에서 자신의 단원별 취약점을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을 철저하게 기초부터 다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번 틀린 부분은 반복해서 틀리는 경향이 있다. 또 처음 공부할 때 싫던 단원은 계속 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단원만을 되풀이하기가 쉽다. 일반적으로 재수생은 한 번 공부한 과정을 되풀이하기 때문에 기본 개념이나 원리는 건성으로 넘어가고 문제 풀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학습 방법으로는 성적 향상을 이루기가 어렵다. 항상 처음 접한다는 자세로 철저하게 기초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수시모집
재수생은 정시모집으로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재수생에게도 수시모집 지원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의 수시모집 지원 자격 등을 미리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수시에 지원할 형편이 못 되는 재수생들은 우수한 재학생들이 수시모집으로 빠져나가면 마지막 정시모집에서는 재수생이 유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불안해하지 말아야 한다.
▶ 학부모 유의사항
가정은 수험생이 심신의 피로를 풀고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되는 휴식처일 뿐만 아니라 샘솟는 활력을 얻게 되는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많은 가정에서 관심이 지나쳐 오히려 수험생을 부담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간섭은 수험생을 소심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소심한 학생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거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모의고사에 비해 실제 수능 성적이 좋지 않은 주된 요인은 심리적 부담감이다. 부모는 자녀가 시험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과 소심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자녀에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수험생은 더욱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스스로 알아서 생활을 관리하게 된다. 학부모부터 매달 치르는 모의고사 성적에 초연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의고사는 전국 수험생 가운데서 현재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알아보고 자신의 취약 부분을 파악하는 학습의 한 과정이지 수능 성적을 예측하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 수능 고득점 대비책
2009학년도 수능시험에서는 영역별 9등급과 함께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함께 제공한다. 올해 수능시험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쉽게 출제되었던 몇몇 과목은 다소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년간 출제된 수능 문제와 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를 면밀히 분석해 보면 올해 수능 시험의 출제 경향과 방향을 파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수능 고득점 학생들의 학습 성향과 습관을 분석해 보면 개인차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특징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수능 고득점 대비책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교과서 정리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하며 어려운 문제를 많이 접하는 데 집착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거나 잊어버리기가 쉽다. 아무리 문제집을 많이 풀어도 교과서에 나오는 원리와 기본개념을 심도 있게 이해하지 않으면 고득점을 얻을 수 없다. 문제를 풀다가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을 때는 교과서를 펼쳐놓고 주변을 폭넓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는 수능시험 준비를 위한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 학교 수업과 기본 개념
수업시간에는 대개 교과서적인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룬다. 이는 실제 수능문제를 푸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수험생들이 학교수업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대개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진도가 느리다는 것이 소홀히 하는 이유이다. 이런 수험생들은 학교수업이야말로 전 과목에 대한 전체적인 감각을 유지하게 해주고 끊임없이 기본을 확인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실제 수능시험에서 고득점에 실패한 대부분 수험생(특히 상위권)들이 학교수업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기본을 제대로 정리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수업 시간에 충실히 하는 것이다. 많은 수험생들이 공식이나 핵심 요점을 암기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바친다. 그러나 수능시험에서 단편적인 정보의 암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식 자체보다는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철저하게 이해해야 한다. 특히 탐구과목은 과목의 이름처럼 탐구능력을 측정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답보다는 결론으로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복습보다 예습
현행 수능시험에서는 암기한 지식을 단순하게 묻기보다는 통합적 사고, 창의력, 상상력, 응용력 등을 중시한다. 여기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예습위주의 학습이다. 예습이란 다음에 배울 내용을 미리 알고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험생이 많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예습이란 내일 배울 내용을 한 번 읽어보고 잘 모르는 부분에 밑줄을 긋는, 다시 말해 문제 제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예습의 습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수험생들은 내일 배울 내용을 과목당 5분에서 10분씩만 미리 읽어보고 수업에 참여해 보자. 6개월만 실천하면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 실수는 실력 부족
많은 수험생들이 알고 있는 문제를 실수로 틀렸다고 억울해 한다. 수능처럼 비교적 쉬운 시험에서는 한 문항의 실수는 대학과 학과의 선택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험생은 실수도 자기 실력의 단면임을 인정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고 연습이 충분하면 실수를 하지 않는다. 수학에서 계산 실수가 잦은 학생 대부분이 실전 문제 풀이를 많이 하지 않았거나, 평소 계산을 끝까지 하지 않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 지적 탄력성과 유연성
교과서와 참고서를 다 암기한다고 해서 거기에 비례해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적인 기본 원리를 실생활과 교과서 외적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적용 능력, 응용력이 있어야 한다. 교과 수업과 폭넓은 독서가 결합될 때 이런 능력은 배양된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 출제되는 내신 성적은 좋지만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수험생들을 살펴보면 경험의 폭과 독서력 면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
수험생활은 누가 좀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느냐에 의해 승패가 좌우된다. 어느 누구도 수험생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심어주지 못한다. 하루하루 계획한 만큼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여 가슴속에 성취감을 쌓는 것이 안정감과 자신감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루 일과가 시작될 때와 마칠 때 '나는 나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 라고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어떤 경우에든 낙관적으로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충분한 수면과 휴식
수험생을 가장 괴롭히는 악성 루머 중의 하나가 '4당5락'이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는 공부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이 즐겨 인용하는 말이다. 잠이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두뇌 활동에 지장이 없을 만큼 충분히 자야 한다. 고 3병의 주범은 만성피로와 불안감이고, 만성피로와 불안감은 대개의 경우 수면부족에서 온다. 몇 시간 자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집중해서 생산적으로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 고득점 학생은 많이 자고 푹 잔다. 활기찬 생활과 폭발적인 집중력은 충분한 수면과 휴식에서 나온다.
▶ 전문가와 상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을 때는 담임선생님이나 전문가를 찾아가서 자신의 생활 및 학습 습관을 면밀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 점을 별로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필요한 시점에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실천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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