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는 우리 사회에 인간복제와 생명윤리에 대한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서나 소재가 됐던 인간복제가 코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과학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 과학기술은 생명을 연장하고 문명의 발달을 촉진하지만 잘못 사용되면 인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사회의 '악의 축'은 영화 '아일랜드'에서처럼 장기 적출용 복제인간을 만들겠다고 설칠 수도 있다.
1818년 발표된 '프랑켄슈타인'은 공포소설이면서 공상과학소설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이 소설은 저자 퍼시 셀리가 밝혔듯이 '인간 본성의 원칙'을 다루고 있다. '인간 본성'은 고전의 아이콘이기에 이를 다룬 작품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들에게 울림을 준다. 이런 이유로 토머스 에디슨이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을 비롯해 아류까지 합치면 130여편의 '프랑켄슈타인'이 제작된 것이다.
주인공인 스위스의 과학자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엄청난 야망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지능을 갖고 있는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190년 전에 과학자가 아닌 작가가 창조주, 조물주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주인공은 오랜 연구 끝에 한 생명을 창조한다. 하지만 그가 만든 생명체는 완전한 인간이 아니다. 겉모습은 괴물이다. 250cm의 큰 키에 엄청난 힘을 지닌 괴물은 창조자 프랑켄슈타인에게 버림받는다. 괴물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인간과 비슷한 감정과 지능을 가진 괴물은 혼란스런 자아를 확립해가며 사회에 동화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사람들은 흉측스런 그의 모습에 질겁하고 피한다. 괴물은 다른 사람들처럼 살고 싶지만 세상에서 철저히 소외된다. 마침내 괴물은 자신을 만든 프랑켄슈타인에게 앙심을 품고 치밀한 복수극을 펼친다.
이 책은 꿈과 희망은 물론 인간과 어울려 살고 싶은 소박한 권리마저 잃어버린 괴물의 이야기다. 우리는 괴물을 통해 인간다운 삶과 진정한 인간의 자격을 진지하게 되돌아 볼 수 있다. 겉모습은 괴물이지만 평범한 인간들처럼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어 하는 괴물과,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은혜를 저버리는 괴물 같은 인간들을 대비시켜 놓아 인간들의 편협심과 이기심을 비판한다.
이 책 속의 사건들은 조금은 단순하고 멜로드라마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 메리 셸리가 낭만주의 시대의 격정 속에 풀어놓은 인간적인 문제들, 즉 창조의 고통, 배반, 소외, 복수, 생명의 창조와 같은 문제는 첨단과학시대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공감을 준다.
1818년, 불과 19세의 메리 셸리가 세상에 내놓은 '프랑켄슈타인'은 그 내용과 형식의 독창성 때문에 현재까지도 영화와 만화 등 여러 분야에서 재창조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하기까지는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낭만파 시인이자 메리의 남편이 된 퍼시 셸리와 낭만파 시인을 대표하는 바이런의 역할이 컸다. 메리는 1816년 여름, 스위스 제네바 호수 근교에서 셸리와 바이런, 바이런의 주치의인 존 폴리도리와 함께 여름을 나고 있었다. 이들은 독일의 공포 이야기 모음집을 읽고, 그해 6월16일 자신들이 직접 괴기 소설을 한 편씩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 약속에 따라 가장 먼저 폴리도리의 유명한 '흡혈귀'가 나왔고, 이어서 메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썼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1. 괴물은 자신의 창조주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2.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방치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과학자로서의 이런 행동은 정당할 수 있을까?
3. 과학기술의 진보나 발전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나눠서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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