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칠성시장이 최근 칠성교 건너 농협 경북지역본부에 들어설 예정이던 대형소매점 농협하나로클럽의 입점을 막아냈다.
칠성시장 상인회(회장 윤상철)는 칠성동에 이미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소매점 2곳이 영업 중인데 또다시 소매점이 들어설 경우 상권 붕괴로 삶의 터전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사활을 걸고 반대 운동에 나섰다.
상인들은 우선 대통령직인수위, 청와대, 국회, 감사원, 농협중앙회, 언론사 등 23개 기관에 소매점 입점 반대 탄원서를 냈다. 또 대구시, 대구시의회, 북구청, 지역 국회의원 등 관련 기관과 인맥을 동원해 칠성시장 상권 보호를 호소했다.
상인회는 서문, 팔달, 동대구, 평화시장 등 대구의 재래시장 상인과 손님 5천여명으로부터 '소매점 입점 반대 서명'을 받았다.
상인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자 농협중앙회는 경북지역본부 제2별관 1층 용도를 소매점에서 업무시설로 변경하는 건축허가 신청을 했고, 대구 북구청도 소매점에서 업무시설로 바꿔 건축허가를 내줬다.
윤상철 회장은 "대구 상인들의 단합된 힘으로 대형소매점의 입점을 막았다. 앞으로 더 큰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사태가 해결된 데는 농협의 전향적인 상인 의견 수렴도 크게 작용했다. 농협 경북지역본부 김정호 총무팀장은 "당초 100평 규모로 가공농산물 매장을 열 계획이었지만 상인들의 반대가 심해 철회했다. 칠성시장 상인들도 농협 고객이며 고객 보호가 농협 이익보다 앞서기 때문에 양보를 했다. 일부 상인들은 농협이 다시 매장을 내지 않을까 우려하겠지만 입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첨예하게 대립됐던 상인들과 농협의 갈등은 '상생전략'으로 해결됐다.
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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