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세계의 눈 쏠린 뉴욕필 평양 공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늘 평양 무대에 선다. '역사적'이라는 수식어가 등장할 만큼 이번 공연에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공연 실황이 한국을 비롯,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되고 이례적으로 북측도 TV'라디오를 통해 북한 전역에 생중계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북한이나 미국, 한국이 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겠다.

어쩌면 가장 미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필을 안방에 불러놓고 북측이 보여주려는 것은 무엇일까. 폐쇄적인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벗어보겠다는 제스처이거나 음악을 매개로 북미 간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신뢰 구축의 길을 열자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주지하다시피 뉴욕필의 평양 공연은 대미 관계에 있어 변화를 모색해온 북측과 어떻게든 북핵 문제를 풀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그렇다고 이 행사가 북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과거 북측이 여러 차례 외국단체 초청행사를 가졌지만 그것뿐이었다. 중요한 카드는 숨겨둔 채 단순히 보여주는 카드일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의 북미 간 분위기라면 눈에 띄는 소득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7월 처음 평양 공연을 추진할 당시와 지금 분위기는 다르기 때문이다. 북측의 핵신고 지연으로 북핵문제 해결과 북미수교에 대한 체감온도가 현저히 떨어진 탓에 '뉴욕필' 카드에 거는 기대도 반감된 상태다.

이번 뉴욕필 공연이 70년대 미'중 관계 개선에 가교 역할을 했던 '핑퐁 외교'처럼 될지는 미지수다. 필요 이상의 확대해석도 금물이지만 '평양의 뉴욕필'이라는 상징성과 북측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보여준 크고작은 변화의 조짐들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소나기도 빗방울 하나에서 시작되듯 이번 무대가 북미 간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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