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가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지난 학기 개설 1천941개 강의를 맡았던 교수 1천49명의 점수를 실명 공개했다. 국내 대학 교수들의 강의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꾸준히 확대돼 왔으나 점수 자체를 실명 공개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찬반논란이 거세나 동국대의 이 같은 시도는 평가할 만하다고 본다. 선진국일수록, 또 유명대학일수록 교수들의 강의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보편화되어 있다. 평가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당장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맡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강의는 교육의 실수요자인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이뤄지고 교수들은 강의 준비에 철저할 수밖에 없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은 교수별 평가결과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코멘트까지 공개하고 있다.
동국대 교수회는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 본부가 전혀 객관적이지도 않은 교수 평가 점수를 만천하에 공개했다"는 것이다. 교수들이 느낄 수치심 같은 것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그 이유에 동의하기 어렵다. 이번 강의 평가는 수강생들을 상대로 두 차례의 설문을 실시, 강의 만족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국 등 선진국 대학에서 널리 시행되는 방법이다. 학생들도 학교 방침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다.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에서 발표하는 2007년 우리나라 대학교육 경쟁력 순위는 국가 경쟁력 29위에도 못 미치는 40위 수준이다. 국가 성장을 견인해야 할 대학이 오히려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우리 대학의 폐쇄성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번에 동국대가 앞장을 섰다. 다른 대학들도 눈치만 살필 게 아니라 적극 검토해 볼 만한 일이다. 지금은 비상식처럼 보이는 것도 결국 상식이 될 때 대학교육이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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