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올해 되살아날까'
2008년 한해는 부동산 시장이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정부 출범과 함께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기대심리가 어느 때보다 팽배해지고 있는데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지난 2년간 억눌려온 대기 수요 또한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침체된 구매 심리가 되살아나고 적절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부동산 시장 거래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같은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거래량 감소에 따른 시장 침체라는 꼬리표는 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특히 넘치는 미분양에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아파트 가격 또한 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시장 호재로 평가받고 있다.
◆구매 심리 되살아날까
부동산 시장의 올 한해 가장 큰 호재는 무엇보다 정권 교체에 따른 부동산 정책 변화다.
신정부가 '시장 경제 원리'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인위적으로 시장을 규제해온 각종 불합리한 규제들이 잇따라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취·등록세 인하는 예고된 상태며 장기 보유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인하조치도 곧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종부세도 현재 6억원에서 9억원 이상으로 상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구 등 지방 부동산 시장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는 '미분양 해소책'은 아직 윤곽이 뚜렷하지 않지만 신정부가 출범한 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들이 발표될 것이란 시장 내부 기대감이 높은 상태.
화성산업 권진혁 영업부장은 "참여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온갖 물리적 규제를 한 탓에 최악의 거래 침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등록세 인하가 시행에 들어가는 만큼 시장 침체의 또 다른 원인인 미분양 아파트 해소책도 올해내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협회와 지방자치단체들은 IMF 이후 시행에 들어간 ▷대출 규제 완화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등 '지방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대구를 포함해 지방 대도시들은 2006년 여름 이후 부동산 거래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상대적으로 대기 수요 또한 넘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환경이 변화된다면 2000년대 초반처럼 숨죽였던 구매력이 상당한 폭발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분양권 제외)은 1만8천557가구로 지난 2006년에 비해 무려 3천700가구가 줄어 들었다.
하루 평균 10여 가구 이상 거래가 줄어든 셈으로 매매 거래량이 2006년부터 집계된 탓에 공식 거래량이 나오지 않는 2005년도와 비교하면 30% 정도 감소했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시작된 전세난 시장 회복의 전조
매매 거래는 큰 폭으로 줄고 미분양 아파트는 넘쳐나지만 대구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다.
부동산 규제책에다 가격 약세 영향으로 매수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매수 세력이 대거 전세 시장으로 옮겨간데다 지난 몇 년간 공급된 신규 아파트의 중대형 비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중소형 전셋집을 구하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이에 따라 수성구와 북구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전세난이 일고 있으며 전세 가격 또한 상승 추세에 있다.
분양대행사 리코 최동욱 대표는 "과거 시장 전례로 볼 때 전세난은 통상적으로 매매 거래 활성화의 사전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입주 물량이 많은데도 전세난이 일고 있는 것은 현재의 부동산 거래 침체가 비정상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향후 매매 시장 활성화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 또한 대구 지역은 전국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 전국 평균은 53.9%지만 대구는 67.7%로 서울(41%)과 대전(60%), 인천(47%) 등 타 대도시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수 적기는 올해
올 한해 대구에서는 40여개 단지 3만가구가 신규 분양을 준비 중에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분양 시기를 연기해왔던 시공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 연말 무더기로 사업 승인을 신청한데다 중소형 규모 재건축 단지 분양도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1만2천가구를 넘어선 미분양 물량을 합치면 올 한해에만 적어도 4만가구가 수요자를 기다리게 되는 셈이다.
또 올해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던 2005년 이후 분양된 3만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따라서 내집 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올해가 '매수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이후 아파트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이미 개발이 어느 정도 끝난 탓에 내년 이후에는 적절한 신규 단지를 찾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넘쳐나면서 가격 또한 어느 때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선뜻 매수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는 않지만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올해가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적기"라며 "중소형 규모나 분양 금액이 적정한 단지는 입지와 향후 매매 수요 등을 따져 적극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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