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늦은 나이에 무슨 공부냐고 하지만 학업에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 마지막 여생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성공적인 대회 유치에 힘을 보태고 싶어요."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로 08학번 대학 새내기가 된 정영환(79·사진)씨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일어 통역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결심 때문에 대학 전공도 호텔관광계열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2006년 고입검정고시와 이듬해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에서 잇따라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한 정씨는 곧바로 대구산업정보대 수시 2학기 신입생 모집에 지원, 손자·손녀뻘 젊은이들과 경쟁해 당당히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 일어사전과 일본어 1급 능력시험 대비 수험서를 샀어요. 이왕 계획을 세웠으면 열심히 해야겠지요." 그는 요즘 매일 2, 3시간씩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1929년 인천 강화도에서 태어난 정씨는 당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과정만 마치고 학업을 접어야만 했다. "어린 나이에 바로 생업에 뛰어들어야 했지요. 이후 한국전쟁 발발로 군에 입대해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제대 후 세탁소와 부동산업을 하면서 돈을 조금 모아 학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지요."
정씨는 "주위에서는 그 나이에 무슨 공부를 하느냐, 손자·손녀뻘 되는 아이들과 대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하며 말들이 많다"며 "하지만 공부에 대한 한을 풀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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